정부와 한국은행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국내외 경제환경에 대응,이달 중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최대 5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내용의 긴급 경기부양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9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이같은 내용의 종합 경기대책을 보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핵사태 장기화와 사스(SARS) 확산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경기부양 대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정부와 한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박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전 종전으로 유가 하락 등 일부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사스 파장이 예상외로 커 하반기에도 'L'자형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며 "금리인하와 추경 편성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이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째 연 4.25%를 유지해온 콜금리가 이르면 오는 1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4%로 인하될 전망이다. 추경편성 규모와 관련,김 부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4조원과 6조원의 두가지 안을 보고했으나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5조원 편성안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 재원은 △지난해 일반회계에서 쓰고 남은 예산(세계잉여금) 1조4천억원 △한은 잉여금 9천억원 △적자국채 2조7천억원 등으로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총리는 이날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한 최고경영자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5월 중순 미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 경기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경편성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조만간 추경예산 편성작업에 들어갈 방침임을 시사했다. 오형규·박수진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