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3월 이후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이 동시에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2.3%)보다 낮은 1.6%에 그친 것은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과 나쁜 날씨로 연초의 경제활동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는 경기지표들이 대부분 호전되기 시작했고, 1분기 기업실적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좋은 편이다. 특히 4월중 소비자신뢰지수(컨퍼런스 보드)는 전월의 61.4에서 81로 급등, 이라크전으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미 경제가 본격 회복돼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28일(현지시간) 각각 2%대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인 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 호전되는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29일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70.0)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며, 전달 대비 상승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다. 이는 이라크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된데다 유가까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향후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 소비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날 발표된 3월중 개인소비와 소득이 모두 0.4%씩 증가했다. 이라크전쟁이 진행되는 불확실한 시기였는데도 불구, 소비가 늘었다는 것은 미 경제상황이 침체위기를 완전히 벗어났음을 말해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3월 경기지표들중 밝은 지표가 6 대 4의 비율로 어두운 지표보다 더 많다. 소매판매(2.1% 증가) 내구재주문(2% 증가) 신규주택 착공(8.3% 증가) 등이 대표적인 밝은 지표들이고, 산업생산감소 제조업지수 및 경기선행지수 하락 등은 어두운 지표들이다. 기업실적도 기대 이상이다. S&P500지수 기업중 3분의 2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날 현재 기업들의 평균 순익증가율이 12%를 기록, 예상(10%)을 웃돌고 있다. ◆ 본격적인 회복은 하반기에 =베어스턴스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라이딩은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모두 4%대로 높아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데이빗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며 "2분기 성장률이 최소 2.5%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실업률과 제조업동향 등 일부 지표들은 4월에도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미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들 때문에 경기회복세가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