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33
수정2006.04.03 13:34
유해정보 사이트가 네티즌들을 무차별적으로 괴롭히고 있다.
한국어로 된 유해정보 사이트만도 하루평균 2백∼3백개씩 생겨나고 이를 전파하기 위한 불법 스팸메일이 판을 치고 있다.
음란 도박 폭력 자살 엽기 마약 등의 유해정보 사이트는 'e메일 주소 추출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으로 e메일 주소를 빼낸 뒤 미성년자에게까지 스팸 공세를 펴고 있다.
◆ 넘쳐나는 한글 유해사이트 =음란사이트가 대부분인 전세계 유해사이트 67만5천여개 가운데 한국어 사이트가 9.5%(6만4천3백57개)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본어 유해사이트(2.3%)나 독일어사이트(1.3%)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비중이다.
성적으로 개방된 편인 프랑스(0.6%,4천1백95개)나 네덜란드(0.1%,8백81개)도 유해정보 사이트는 한국에 크게 못미친다.
문제는 하루하루 늘어나는 유해사이트 가운데 절반 가량이 한글사이트라는 점이다.
지난 3월의 경우 전세계에서 하루평균 5백87개의 유해 사이트가 생겨났다.
그중 45%인 2백68개가 한글사이트였다.
한글 유해사이트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 불법 스팸메일 통한 확산 =이들 유해정보 사이트는 교묘한 불법 스팸메일 기법을 동원해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박성용 정보통신부 정보이용보호과장은 "정상적인 상업메일은 줄어드는 추세인 데 반해 불법 음란사이트에서 대량 발송하는 음란스팸은 계속 늘어나 전체의 60%를 넘어섰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해외 서버에서 발송되는 음란 스팸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에 서버를 둔 한글 유해정보 사이트의 경우 불법 행위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트가 네티즌의 e메일 주소를 대량으로 뽑아내기 위해 'e메일 주소 추출기'를 주로 쓰고 있는데 국내 사이트가 아니어서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 정부와 업계의 대책 =KT 망관리지원단은 유해정보차단서비스 '클린아이(Clean I)'를 지난해 7월부터 상용서비스하고 있다.
비대칭 디지털 가입자회선(ADSL)에만 제공하던 이 서비스를 올 하반기부터 초고속 디지털 가입자회선(VDSL)과 무선랜 기반의 무선초고속인터넷 '넷스팟' 가입자에게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 등의 인터넷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타임코디(시간관리)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정보통신부는 정부차원에서 해외 불법 스팸메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국내 네티즌이 해외 유해사이트에 접근하기 어렵게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유해사이트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말 e메일 주소 수집을 막는 솔루션을 개발, 정보보호진흥원의 불법스팸대응센터(www.spamcop.or.kr)를 통해 무료로 보급중이다.
최명수.장규호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