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할 때 '헤드업'을 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헤드업'하면 무조건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프로들도 퍼팅할 때 헤드업을 안하려고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헤드업에 신경쓰다 보면 프로들도 오히려 머리가 뒤쪽으로 가는 것을 종종 보곤 한다. 나는 헤드업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골프에서는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기준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된다. 때에 따라 헤드업을 하면서 연습해볼 필요도 있다. 목이 아픈 사람은 헤드업을 해야 목이 덜 아플 것이다. 헤드업을 하면서 연습했다면 헤드업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플래트한 스윙은 안좋고 업라이트한 스윙이 좋다고 하니까 모두 업라이트한 스윙을 해야 하는건 아니다. 골프는 절대로 어떤 틀에 맞출 필요가 없다. 플래트한 스윙도 해보고 업라이트한 스윙도 해보고 짐 퓨릭 같은 스윙도 해보면서 그 스윙의 장단점을 스스로 느껴볼 필요가 있다. 서울로 가는 길이 고속도로만 있는게 아니다. 국도로도 가고 배로도 가고 비행기로도 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여러 아마추어들을 만나면서 의사 박사 등 '똑똑한 분'들보다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오히려 골프를 잘 치는 것을 발견했다. 똑똑한 분들은 자꾸만 이론적으로 분석하려고 한다. 이론을 자신의 몸에 맞추려고 한다. 골프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단점을 빨리 알아야 한다. 왼손 엄지가 아프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립을 해야 하고 클럽이 안맞으면 맞게 피팅도 해보고 스탠스를 바꿔보기도 하는 등 여러 경험을 해봐야 한다. 자꾸만 이론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스윙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레슨을 하는 사람도 다 제각각이다. 나도 미국에서 수많은 티칭프로를 만났는데 백스윙 하나만 해도 각양각색이었다. 10㎝를 뒤로 빼라는 사람,30㎝를 뒤로 빼라는 사람,바로 코킹하라는 사람 등등. 아마추어 골퍼들은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으면 바로 실력이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연습은 연습일 뿐이다. 자신만의 스윙을 찾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일관된 스윙을 찾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