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페론당의 분열과 중도 우파 무소속후보의 막판 대약진으로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대선이 27일 실시된다. 대선을 이틀 남겨둔 25일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모라 & 아라우호'가 아르헨전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선에 도전하는 카를로스 S. 메넴후보가 20.1%, 중도 우파 리카르도 로페스 무르피 전 경제장관이 18.1%를 각각 얻어내달 18일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 정부가 공식 후보로 적극 밀고 있는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후보는 2위 후보와 0.2%포인트차로 3위로 밀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지해온2위권에서 멀어지면서 결선투표 진출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7일 오전 8시 대선 투표가 시작되기 전 이틀 동안 유세 집회 및 TV, 라디오를통한 선거광고 등이 중지토록 돼 있어 현재 아르헨티나는 `정치 휴면기'속에서 어느누구도 승리자를 예측하지 못하는 가운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결선투표 진출에 진력하고 있는 키르츠네르 산타 크루스 주지사는 24일 오후 부에노스아이레시 서쪽 페론당 아성 지역인 라 마탄사에서 행한 마지막 유세를 통해이번 선거는 "배고픔과 절망을 초래했던 경제력 집중이라는 정책과 생산 및 고용,사회정의 모델 사이의 선택"이라면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을 촉구했다. 메넴 전 대통령은 마지막 유세에서 살인적인 인플레율 등으로 경제위기에 몰렸던 1989년에 자신이 성공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경제위기의 불을 끌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메넴, 키르츠네르 후보와 함께 같은 페론당의 3후보 중 한 명으로 여론조사에서3위권 밖으로 밀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전(前) 임시대통령은 자신이 18년 동안 주지사를 역임한 아르헨 서쪽지역 산 루이스주(州)에서 행한유세에서 "역사상 최대의 미디어 선거전이 펼쳐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아르헨 대선은 승리가 확실시돼온 페론당이 공식 당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고 분열되고, 지난달만 해도 유력 다섯 후보 가운데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우파 경제학자 무르피 후보가 막판 지지도 조사에서 2위권으로 진입하면서 사상 최대의 대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르피 후보의 선전은 아르헨 일반 시민들이 이 나라의 전통적인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약속에 환멸을 느낀 데다, 페론당과 2001년 말 디폴트 사태를 초래한 급진시민연합(UCR)으로 양분되는 아르헨의 양당체제의 붕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페론당은 당 공식후보도 정하지 못할 정도로 사분오열돼 `분당(分黨) 일보직전'이고, UCR의 레오폴도 모로 후보는 22명 대선 후보 가운데 주요 5명 후보에도 끼지못할 정도로 미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르피 후보는 델라루아 대통령의 UCR 정권에서 국방.경제장관을 역임한 UCR 당원이었으나 탈당하면서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 전통적인 야당체제의 정치구조의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선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해왔다. 이같은 전략이 주효하면서 그는 도시 중산층의 핵심 지지세력 외에도 좌파 성향의 페론당 지지자들일부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정치분석가인 그라시엘라 뢰메르 씨는 25일 파이낸셜 타임스(FT) 회견에서 "무르피 후보의 높은 윤리의식과 제도적 변화에 대한 역설은 `기존 정치권 판갈이'를요구하는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오차범위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이번 선거는 아무도 승리를 예측할 수없는, 200년 아르헨 선거역사상 최고의 접전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데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한편 아르헨과 이웃한 파라과이도 오는 27일 대선이 실시된다. 최신 여론조사에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인 집권 콜로라도당의 니카노르 두아르테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