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 피해확산] 中 신규영업 '올스톱'..비상걸린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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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등 국내기업의 중국공장이 조업단축에 들어가는 등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대한 임직원들의 출장을 전면 금지하는 등 사실상 신규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또 사스 피해지역인 중국 태국 베트남 등의 외국인 산업연수생 입국이 중단돼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가중되고 있다.
◆ 중국 주재기업 초비상
조업 단축에 들어간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생산량은 적어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발열이나 감기 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휴가를 보내고 있어 경우에 따라 조업률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모비스의 현지법인인 베이징모비스도 하루 4차례에 걸쳐 공장 소독을 실시하면서 조업시간이 2∼3시간씩 줄어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지법인 책임자에게 사스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현지 법인장이 직권으로 조업을 중단하거나 공장폐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사스 예방 차원에서 조만간 도로를 폐쇄할 것으로 예상돼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과 컴퓨터 판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매년 이맘 때 누렸던 에어컨 특수도 실종돼 버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공식 피해 발표에 이어 초.중.고교의 휴교 등으로 중국내 PC와 휴대폰 판매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 비즈니스에 막대한 차질
컴퓨터 주변기기제조업체인 엘스콤테크는 지난 2월말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회사에 제품 5만달러어치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 3월말 1차로 2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그러나 중국측에서 사스 영향으로 중국내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며 대금 결제를 해주지 않아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김경빈 대표는 "2차분에 대한 물품인도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해 사스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국 홍콩 등에 대한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과 동남아 일대의 신규 영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사스가 집중 발병하고 있는 홍콩 광저우 등에 영업소를 두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사태추이에 따라 주재원들에게 철수를 지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한유화 금호타이어 등도 현지 영업소 주재원 가족들을 철수시켰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철수 지시 하달도 검토중이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중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서 동시 다발로 개최할 예정이었던 홈네트워킹 발표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삼성전자 중국 법인도 이달 들어 중국 현지 백화점 등 대형 바이어들과의 접촉이 어려워지는 등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 중소기업 인력난 심화
기협중앙회는 국내에 사스 의심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 베트남 태국 등의 산업연수생 입국을 잠정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에서 도입되는 인력이 가장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외국인 연수생을 도입하고 있는 15개국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 위험지역으로 발표하면 연수생 입국을 즉각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기협중앙회는 직항로가 없어 홍콩과 싱가포르를 경유해 입국하는 파키스탄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의 연수생에 대해서는 사스환자가 없는 국가를 경유해 입국하도록 해당국가에 요청했다.
이치구 중소기업 전문기자.이계주.조일훈.장규호 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