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냉각 .. 전문가들 "강도 높은 개선책 나와야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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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이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드채 신용경색은 해소될 기미가 아직 없으며 A등급 회사채마저 여전히 거래가 안되는 상태다.
증권·투신사의 펀드 환매(자금인출) 사태 역시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인 LG카드가 6월 중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확정했지만 카드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싸늘하다.
채권 브로커들은 "1년짜리 LG카드채가 일반 회사채보다 3%포인트 가량 높은 연 8.5%의 수익률에 나와 있고 외환카드는 연 9%의 수익률에 '팔자'주문이 쌓여 있지만 매수세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찬주 세이에세코리아 이사는 "이달 초 정부가 각 금융회사에 카드채를 만기연장하도록 유도한 이후 카드채에 대한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헐값에 사더라도 만기가 돌아오면 같은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해줘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카드채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자 증권·투신사의 자금사정도 갈수록 악화될 조짐이다.
20조원 규모의 카드채(CP·ABS 포함)를 편입하고 있는 펀드에 몰린 환매(자금인출)는 아직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투신사들은 6월까지 만기도래하는 10조원의 카드채 가운데 절반을 은행·보험사(카드채전용펀드)에 팔아 그 돈으로 우선 환매에 응하고 있지만 부족한 상태다.
일부 증권사들은 환매를 요청한 고객들에게 하루에 5백만원씩만 내주고 있으며 주가지수연계증권(ELS)으로 대체하는 곳도 있다.
한 투신사 채권 펀드매니저는 "정부가 내놓은 카드채 대책은 시간벌기용이나 다름없었다"며 "6월 말 전까지 추가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증권·투신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신사들은 펀드로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데다 환매요청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카드채의 만기를 무기한 연장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이 자회사인 카드사를 합병하고 대기업 계열 카드사들도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정도의 강도 높은 재무 개선책이 나와야 채권시장은 정상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