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20
수정2006.04.03 13:21
1945년생 동갑내기로 절친한 친구 사이인 이왈종,박대성 화백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들이다.
이들이 환갑을 앞둔 나이임에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고 인기작가 중 하나인 이 화백은 오는 5월9일 개막하는 시카고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한다.
그의 첫 해외미술시장 진출로 국내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에서도 평가를 받겠다는 의도다.
박 화백은 최근 경주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경주 생활'을 시작했다.
경주 작업실은 그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것으로 천년 고도인 경주의 문화유산을 몸으로 체험하며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이왈종의 해외진출='이왈종 그림이 해외에서도 통할까.'
박여숙화랑을 통해 시카고아트페어에 선보이는 그림은 그의 대표작인 '중도(中道)' 시리즈.10호에서 40호 크기의 8점을 출품한다.
그의 그림은 호당 60만원으로 한국 화가 중 최고 수준이다.
출품 가격도 국내에서와 똑같이 10호를 5천달러선에 낼 예정이다.
박여숙 대표는 "새 물고기 등 민화에 등장하는 주제를 담은 그의 그림은 해학적이면서 만화경 같다"며 "매체 자체가 흥미롭고 동양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이 화백은 "해외로의 처녀 출품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계속 해외 문을 두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 갤러리현대와 손잡고 세계 최대 미술시장인 바젤아트페어에 진출할 예정이다.
◆박대성의 경주생활=소산(小山) 박대성은 경주 등 우리 문화유산의 예술적 가치와 정신을 화폭에 담아왔다.
인기 작가인 이왈종 김병종과 달리 박 화백은 전통 산수화의 맥을 잇는 작가다.
박 화백은 경주 첨성대 인근 한옥에 작업실을 마련,한달 중 보름 가량은 그곳에 머물며 불상 경주남산 등의 유적지를 수시로 둘러본다.
그는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계절별로 또다른 멋을 느끼게 된다"며 "밀도와 심도가 내가 추구하는 본질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흡족해한다.
문화유산의 정신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지만 실제로 그의 그림에서는 그런 운기(雲氣)가 느껴진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국립현대미술관장)는 "기법적으로 완숙돼가면서 정신적 세계로의 천착이 작품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한다.
그의 '경주 생활'이 전통 한국화의 '정신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 기대된다.
박 화백은 오는 5월8일부터 20일간 도쿄 긴자에 있는 평화미술화랑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