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점령후 약탈이 계속돼왔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20일(현지시간) 구호식량이 처음으로 도착하고 바그다드 국제공항도 곧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는 등 전후 복구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전기와 수도 등 피폐해진 주민들의 생활을 복구하는 데 필요한 사회간접시설을 복구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며, 일부 학교도 문을 여는 등이라크 국민들도 전쟁의 상처를 딛고 재기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담 후세인의 막내 사위와 전 과학.교육장관 등 미군에 의해 수배령이 내려졌던 이라크의 옛 핵심지도부 인물들이 속속 자수하거나 체포되고 있다. ◇구호식량 도착, 정상화 박차 = 구호식량인 밀가루 1천400t을 실은 트럭 50대가 이날 처음으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도착했다고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변인이 밝혔다. 마틴 로스트 WFP대변인은 암만에서 "첫 대규모 식량 수송단이 지난 17일 요르단을 출발한 지 4일만에 바그다드에 입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수송단이 바그다드 북부 라마디 인근에서 공격을 받았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상자나 식량의 유실없이 바그다드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요르단에서 바그다드까지 600㎞는 원래 6시간이 소요되지만, 이번 수송에는민병대의 공격 등으로 인해 4일이 걸렸다. 로스트 대변인은 트럭들이 미군의 호위하에 식량을 바그다드내 라사파 셀 창고에 하역하고 있으며 다음달중 이를 배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아동기금(UNICEF)도 이날 이라크의 환자 치료를 위한 긴급 의약품을 보내기시작했다. 제프리 킬 UNICEF 대변인은 "마취제와 담요 1천장, 응급 의료장비 1만명분 등을실은 냉동 차량들이 바그다드 알 킨디 병원을 향해 요르단을 출발했다"고 말했다. 킬 대변인은 또 이라크 남부 사프완 지역에서는 전쟁발발이후 처음으로 초등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으며 UNICEF가 이 학교에 학용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의 민간 사회간접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버포트 블라운트 미군 소장은이날 미군이 장악한 바그다드의 사담 국제공항이 향후 1주일내에 `인도적 목적의 항공기 이.착륙'을 위해 다시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사담 국제공항은 이달초 미 제3보병사단이 장악한 뒤 폐쇄했으며 미국측에 의해바그다드 국제공항으로 개명된 바 있다. 블라운트 소장은 공항의 운항재개가 바그다드 주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현재 이라크내의구호작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면서 구호작업이 신속히 전개되지 않을 경우 미군의 점령에 저항하는 폭동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옛 지도부 수배자 속속 체포= 사담 후세인 정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담당했던 옛 지도부 인물들이 속속 체포되고 있다. 미 중부 사령부의 허브 조지 중위는 수배자 55명에 포함돼있는 아브드 알 칼리크 전 과학연구 및 고등교육 장관을 지난 19일 체포해 구금중이며 후세인의 사위 자말 무스타파 압둘라 술탄도 연합군이 신병을 인계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아흐마드 찰라비 INC 수반도 미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후세인의 막내딸 할라와결혼한 후세인의 사위 술탄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술탄은 미군이 포커 카드 55장에 각각 얼굴 모습을 담아 수배령을 내린 이라크지도부 명단에 포함돼있는 `1급 지명수배자'이며, 후세인 정권에서 부족문제담당국의 부국장을 맡아 정권의 정치 및 정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로 알려졌다. INC의 고위관리인 사데크 알-무사위는 이날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INC가 시리아에 피신해있는 술탄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자수하도록 한 뒤 미군에 신병을인도했다고 말했다. 술탄은 미군이 수배령을 내린 55명중 40번째, 칼리크 전 장관은 54번째 인물이며, 이로써 55명중 체포된 인물은 모두 7명으로 늘었다. ◇부시,"후세인 나타나서는 안될 것"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담후세인이 만일 살아있다면 다시 나타나 미군의 표적이 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州 포트후드에 있는 제4보병사단 교회에서 부활절 기념 예배에 참석한 뒤 후세인의 생존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담 후세인은 더이상 권좌에 있지 않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라크 국민들의 향후 생활은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그가 생존해있다면 나는 그에게 머리를 들고 나타나지 말 것을제안한다"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사담 후세인의 축출과 이라크 해방이 "세계를 좀 더 평화롭게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라크내 `미군철수' 주장은 그 자체가 `자유의 상징'이라고지적하면서 "염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그다드.암만.포트 후드기지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