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27.아스트라)이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강타한 '한류 열풍'에 가세했다. 강수연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골프장(파72. 6천494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다케후지클래식(총상금 110만달러)에서 10언더파 206타로 캔디 쿵(대만.204타)에 이어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1년 국내 상금왕과 다승왕에 올랐던 강수연은 이로써 LPGA 진출 이후처음으로 '톱3'에 입상하며 새로운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던 지난 2001년 초반 3경기에 출전했다가 겨우 1차례만 컷을 통과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들고 귀국길에 올랐던 강수연은 이번 준우승으로 '국내 1인자'의 체면을 어느 정도 되찾고 올 시즌 선전을 예고했다.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9언더파 207타로 5위에 올랐고 박세리(26.CJ)는 8언더파 208타로 공동6위를 차지, 10위권 이내에만 한국선수가 3명이 입상하는 '코리언파티'가 또 한번 연출됐다. 선두 쿵과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에 5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강수연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기적같은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 매튜가 일찌감치 우승권에 탈락했고 쿵 역시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하면서 흔들렸기 때문에 경기 중반부터 강수연은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12번홀(파4) 버디로 쿵에 2타차로 따라 붙은 강수연은 14번홀(파3)에서 다시 1타를 줄이며 1타차 2위로 올라서자 부활절 휴가를 맞아 경기장을 찾은 한국 교민 응원단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수연은 이어진 15번홀(파4)에서 펀치샷으로 때린 두번째샷이 그린을넘어가면서 1타를 잃어 다시 2타차로 뒤처지고 말았다. 쿵이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 강수연을 3타차로 따돌리면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고 강수연은 17번(파3), 18번홀(파5)에서 3m 안팎의 버디 퍼트를 잇따라 놓치며 단독 2위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올들어 몰아치기 라운드가 부쩍 많아진 한희원은 보기없이 5개의 버디를 챙겨올 시즌 두번째 '톱5'에 입상했다. 박세리는 5개의 버디를 뽑아냈지만 짧은 퍼팅 실수에 발목을 잡혀 2개의 보기를범하며 공동6위에 만족해야 했다. 강수연과 같은 조로 최종 라운드를 치른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강수연과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때려내 공동2위로 올라섰다. 조건부 출전권자이던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위를 차지하며 깊은 인상을남겼던 쿵은 강호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99년 미국 최우수여자주니어선수로 뽑히는 등 미국주니어골프 무대를 석권하고미국 남가주대학 재학 때 2차례 최우수대학선수로 선발되는 등 두각을 나타냈던 쿵은 이로써 고국 선배 린유핑(24)을 제치고 대만이 배출한 LPGA 스타로 부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