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AM, 전자폭탄 등 각종 첨단무기가 선보인이번 전쟁에서도 우군에 의한 오인사격(Friendly fire)으로 인한 사상수가 만만찮은것으로 드러나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우군에 의한 오인사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은 개전 초부터 시작됐다. 우선 중부 나자프 상공을 비행 중이던 영국군 전폭기를 이라크군 항공기로 오인한 미군의패트리어트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당해 조종사 등 2명이 숨졌다. 또 지난주에는 북부 모술에서 미 공군의 F-15 이글 전투기가 미 육군특전단(그린베레) 요원들의 지휘 아래 이라크군 장악지역으로 작전이동 중이던 쿠르드족 민병대 차량행렬에 대해 오인폭격을 했다. 이 사고로 20여명의 쿠르드족 민병대원들과 이들을 동행한 종군기자가 숨지고,수명의 그린베레 요원들이 부상당하는 참사를 빚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에서 우군에 의한 오인사격으로 숨진 연합군수는 미군 13명과 영국군 5명 등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이 숫자는 지난 1991년 1차 걸프전 당시의 45명(미군 35명과 영국군 10명)에 비하면 낮지만 이 기간 이뤄진 기술혁신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차 걸프전 이후 미 국방부는 오인사격 방지술을 개발하기 위해 광범위한 연구를 실시했으나 비용 문제로 인해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장전투인식시스템(BCIS)으로 이는 레이더 출현이후 항공기가 사용하는 자동인식시스템과 비슷하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미 육군이운용하는 모든 작전차량은 소형 발신기와 수신기를 장착해도록 되어 있었다. 즉 BCIS를 장착한 탱크가 다른 탱크나 작전차량을 표적으로 할 경우 발신기가고속 에너지파를 발사하도록 되어 있었다. 만약 표적이 BCIS 시스템을 갖고 있으면1초 이내에 암호화된 신호를 상대편 탱크에 다시 보내 우군으로 인식케한 뒤 오인사격을 방지하도록 되어 있었다. 미 육군은 BCIS를 개발 시험하는데 모두 1억달러를 투입했지만 이 장비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차량당 4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출 수없었다. BCIS는 육군의 전투차량 뿐만 아니라 공군의 전폭기나 영국 같은 동맹국의 군사장비에도 함께 장착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비용이 워낙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반대여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지상전투용으로 개발된 BCIS계획은 항공기의 경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없다는이유로 결국 지난 2001년 전면백지화됐다는 것이 미 육군의 설명이다. BCIS 대신 국방부는 오인사격을 줄이기 위한 다른 대안 마련에 나섰다. 대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현대화된 센서와 정보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는방안이었다. 이른바 'FBCB2'라는 이름의 이 계획에 따라 군은 여러 형태의 정보원과 연결된무선현장데이터통신네트워크(Wireless local data communications networks)의 신설을 추진했다. 이 계획의 요체는 무인정찰기가 보내오는 화상정보, 지구위치시스템(GPS)를장착한 우군의 위치, JSTAR 같은 첩보기에 의한 적군 관련 데이터 등을 수신.처리할 수있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다. 즉 이런 다양한 정보를 하나의 '전투공간화면'(Battle space picture)으로 모은뒤 전장에 있는 우군들에게 전파함으로써 현재 위치와 상황에 따라 아군이 어디에있는지 일개 보병조차 알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육군의 제4기계화보병사단의 경우 이미 이런 디지털화된 통신기술을 보유하고있다. 그러나 이 사단은 막상 이번 전쟁에서는 대부분의 전투에서 배제됐기 때문에막상 이 시스템이 아군끼리의 오인사격을 줄이는데 얼마나 효과를 보았는 지 여부는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 미군과 동맹군들은 덜 첨단화된 기술에 의존해 오인사격에 의한 불상사를방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들면 미군과 영국군의 탱크와 작전용차량들은 열상장비를 장착한 경우에만식별이 가능한 독특한 신호를 발사할 수 있는 패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보병의 경우에는 자신들을 우군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적외선을 흡수할 수 있는 테이프를 군복에 부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 육군은 우군에 의한 오인사격에 의한 불상사 방지를 위해 보다현대화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강변, 한계를 시인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