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는 지난 10일 감사실 명칭을 윤리경영실로 개편했다. 하부 조직에는 윤리감사팀과 환경안전팀을 두었다. 이름 바꾸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지만 윤리경영이 금호그룹의 중요한 경영목표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다. 박삼구 금호 회장은 지난해 9월 그룹 회장직에 취임한 이후 끊임없이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활동으로 고객 종업원 주주 등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국가에 공헌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것이 박 회장의 지론이다. 금호는 지난해 임직원들의 바람직한 행동과 가치판단 기준을 담은 윤리강령 및 윤리규칙을 제정했다. 사내 도박은 당연히 금지시켰으며 회사 자산이나 정보를 사적인 이익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해 놓았다. 거래처로부터 금품을 받은 임직원들에겐 면직 등을 포함한 강력한 중징계 방안을 내리는 방안도 마련했다. 금호는 특히 협력업체와의 거래관행 개선을 위해 그룹 전략경영본부장 및 감사팀장 명의로 전 계열사의 2천여개 협력업체와 사장,현장소장과 지점장 등에게 △윤리강령·규칙 준수 △추석명절 선물 안받기 △이미 받은 선물 돌려보내기 △가족들도 동참토록 하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했다. 또한 지난해 추석 명절이 지난 뒤에는 윤리경영 동참에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협력업체 대표들을 초청,그룹 감사실장 및 주요 계열사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호 협력회사 윤리강령 실천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협력회사 대표들은 '어떠한 사유로든지 귀 그룹 임직원에게 선물 및 금품 등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윤리경영 동참 확약서에 서명했다. 금호는 지난 설연휴 때도 거래처로부터 선물을 받는 일이 없도록 인터넷 사내게시판에 공지하는 등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신헌식 윤리경영실장은 "협력업체로부터 선물을 안주고 안받는 등 작은 것에서의 실천을 통해 그룹의 윤리경영 의지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며 "투명한 회계,정직한 경영,공정한 경쟁,준법과 납세,명료한 의사결정구조,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 등 윤리경영의 요체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 역시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으나 서신 전화 등을 통해 윤리경영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적응해가고 있다고 신 실장은 설명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