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에서 악역을 도맡아온 알리 하산알-마지드 이라크 남부군 사령관의 사망이 확인됐다. 이라크 남부에서 작전 중인 영국군은 7일 알-마지드의 시신을 이라크 정보기관장 및 경호원의 시신과 함께 바스라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영국군 제3 공수대대의 앤드루 잭슨 소령은 알-마지드가 지난 5일 미.영 연합군의 정밀유도 폭격으로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알-마지드는 지난 88년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등 쿠르드족 말살 정책으로 약 10만명의 쿠르드인을 학살해 `케미컬 알리(Chemical Ali)'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또 걸프전 직후인 지난 91년 시아파 이슬람교도의 반란을무자비하게 진압하는 등 수많은 학살을 자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촌인 알-마지드는 후세인 정권하에서 후세인의 `사형집행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68년 후세인의 바트당이 쿠데타로 집권하기 이전에 알-마지드는 준사관으로서오토바이 연락병으로 복무했으나 후세인 집권 이후 일약 장군으로 진급했으며 지난91년부터 95년까지는 국방부장관과 지역 바트당 책임자를 겸하는 등 후세인 심복으로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했다. 그는 또 지난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해 7개월간 점령하는 동안 쿠웨이트 총독을 역임했다. 그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봉기와 남부의 시아파 봉기라는 후세인 정권 위협요인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자비한 방법으로 진압해 후세인 정권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1월 알-마지드가 미국의 전쟁 위협에 대항해 이라크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기 위해 아랍국가를 순방할 당시 국제인권단체들은 그를 전범으로 체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뉴욕의 인권감시단체 대표인 케네스 로스는 "알-마지드는 후세인의 살인 청부업자"라고 지적하고 "그는 대량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등 최악의 범죄에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알-마지드는 그의 가족들에도 가혹했다. 그의 조카이자 후세인의 사위인 후세인카멜 중장은 지난 95년 그의 동생인 사담 카멜과 함께 요르단으로 망명했다. 카멜형제는 96년 이라크로 다시 돌아왔으나 삼촌인 알-마지드의 명령으로 살해됐다. (바스라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