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개별기업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서 상.하위 업체간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또 외형(매출)이나 수익성에서 5대 기업에 대한 집중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91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 2천개 기업의 경영성과 분포추이를 중위수(2천개 업체중 1천위업체), 상.하 5위수(상하 100위업체), 상.하 25위수(상하 500위업체)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중위수 업체의 작년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7%를 기록, 예년(평균 5.5%) 보다 높았으나 전체 조사대상업체의 평균 매출액영업익률(7.8%) 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업체 절반 이상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평균을 밑돌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작년 상반기 상위 5위업체와 하위 5위업체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각각 21.7%와 -16.5%로 격차가 무려 38.2%였으며, 상위 25위와 하위 25위 업체는 각각 10.4%와 1.8%로 격차가 8.6%였다. 상.하위 5위 업체간 매출액영업이익률 격차는 지난 99년 이후, 상.하위 25위 업체간 격차는 91년이후 각각 가장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우량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일반기업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다 갈수록 상.하위 업체간 격차가 커져 우리나라 기업들의 영업이익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자보상비율 중위수는 91년이후 98년까지 최고 127.3%(94년), 최저 110.3%(98년) 수준을 보였으나 99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작년 상반기중 282.4%를 기록, 업체절반 이상이 가중평균비율(2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개별업체의 부채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 상.하위 25위수 추이를 살펴보면 91년 이후 98년까지는 격차가 200%포인트 미만이었으나 99년 284%포인트, 2000년 391%포인트, 2001년 503%포인트로 벌어진데 이어 작년 상반기엔 910%포인트로 확대돼 경영성과가 양호한 기업과 악화된 기업간 격차가 엄청나게 컸다. 작년 상반기중 매출액 상위 5대기업의 매출액집중도(제조업 전체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19.4%로 전년(18.1%)보다 1%포인트 커져 지난 91년 이후 가장 높은수준을 보였다. 또 상위 10대 및 50대 기업의 매출액집중도도 각각 26.9%와 44%로 외환위기 이전 보다 크게 상승했다. 영업이익집중도는 5대 기업이 30%, 상위 50대 기업이 54.6%로 상위 50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제조업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편 조사대상업체의 부채비율 중위수는 91∼97년까지 350% 내외였으나 98년부터 급격히 낮아지면서 작년 6월말엔 126.1%까지 하락, 조사대상업체의 절반 이상이평균부채비율(135.6%)를 밑돌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우리 기업이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기업의 재무안정성이 업체 전반으로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