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취재진을 태우고 바그다드를 떠나 시리아로 가던 차량 행렬이 6일 오전(현지시간) 바그다드 외곽에서 미군과 이라크군의 십자 포화를 맞아 5명이 부상했다고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티토렌코 주(駐) 이라크 대사를 포함한 러시아대사관 직원과 특파원단을 태우고 바그다드를 빠져나오던 차량이 총격을 받았다"면서 "이로 인해 5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티토렌코 대사는 작은 찰과상을 입었으나 총상을 당하지는 않았다"면서 "배에 관통상을 입은 1명 등 나머지 부상자들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안다"고 설명했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또 "티토렌코 대사 일행은 현재 바그다드 서쪽 50㎞ 팔루자에 대피해 있으며, 7일 오전 시리아로 떠날 계획"이라고 덧붙였으나, 탈출 행렬에모두 몇 명이 동행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제2 채널 `러시아 TV' 특파원 알렉산드르 미나코프는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총격 당시 우리는 30여분 동안 머리를 들 수 없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전했다. 미나코프 특파원은 또 "사격은 미군 쪽에서 먼저 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일행의 탈출 사실을 연합군측에 먼저 통보했는데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이날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에전화를 걸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정확한 경위 조사를 약속했다고 러시아 관리들이 전했다. 한편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지도부와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알려졌다. 이날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 방러 일정을 시작한 라이스 보좌관은 이라크전을둘러싼 이견으로 냉랭해진 러-미 관계 복원 방안 등을 이바노프 외무,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안보회의 서기 등 러시아 관리들과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