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과 지상군이 바그다드로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정보국(CIA) 준(準)군사요원과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막후에서 보이지 않는 조용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abc방송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이들이 수행하는 전쟁은 비밀정보를 훔쳐내고 유전과 같은 핵심 시설을 장악하는가 하면 미군이 공격할 수 있도록 공습 목표물에 `표시'를 하고 최근 나시리야의병원에서 이뤄진 제시카 린치 일병 구출 기습작전과 같은 극적인 구출작전을 지원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이라크 최고위 관리들을 매복기습하거나 이들을 잡기 위한 함정을 설치하는 것이다. 지난 3월20일 이뤄진 사담 후세인과 그의아들들이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대한 공습 결과에 상관없이 미국 비밀요원들은 이라크 정권의 숨통을 끊어놓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존 레퍼트 예비역 준장은 "그런 전략이 지금 추진되고 있다"면서 "요인제거 전략의 대상에는 사담 후세인은 물론 혁명평의회와 바트당 지도자, 공화국수비대의 4개 사단 및 특별 공화국수비대 지도자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CIA의 이라크전 작전에 밝은 관리들은 약 20개 기관의 요원들이 바그다드에서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후세인의 생존여부에 관한 정보를 캐내려 애쓰고있으며 그가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을 고려, 대통령궁과 그와 그의 아들들이 머물거나 잠을 잤던 것으로 알려진 민간인 주거지 및 군부대 등에 대한 감시를 계속하고있다. 한 전직 정보관리는 이들은 후세인 정권 관계자들에게 접근, 내부 정보를 알려줄 밀고자를 포섭하기 위해 이라크전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이라크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0일 공습을 유발했던 사담 후세인과 그의 아들들의 정확한 소재지를 알려준 것도 이들 내부 제보자였다는 것이다. CIA의 활동무대는 물론 바그다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별요원들은 이라크 전국에서 여러가지 임무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라크 남부의 유전지대를 확보함으로써 유정을 파괴하거나 지뢰를 설치할 이라크의 능력을 크게 감소시켰다. 또 이라크 서부에 들어가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타격할 수 있는 이라크의 미사일발사대를 무력화시키는가 하면 쿠르드족 민병대와 협력해 후세인이 통제하고 있는이라크 북부 지역에 공습을 유도하기도 했다. 중요한 군부대에 배속된 CIA 요원이 정보를 제공해 특공대가 린치 일병을 구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런 전쟁의 가장 극적인 작전 예 가운데 하나다. 해군 특수부대인 SEAL과 육군의 레인저를 포함한 특수부대원들을 린치 일병이 억류돼 있던 병원으로 투입토록 한 것도 CIA의 귀띔에 따른 것이었다. 미군이 모두 그렇지만 CIA는 특히 매일 매일의 공격목표를 선택함으로써 이라크정권의 숨통을 끊는 작전을 펴고 있다. 예컨대 2일 새벽 사담 후세인의 작은 아들로 바그다드 방어군 사령관인 쿠사이가 사용했던 궁전을 공습하도록 한 것 등이 그것이다. 이와 거의 동시에 美해병대는남부 나시리야 근처에서 알리 하산 알 마지드를 잡기 위해 이라크군 남부 사령부 본부를 급습했다. 그는 이라크 쿠르드족 공격에 화학무기를 사용하도록 명령해 `케미컬 알리'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이라크군의 남부지역 사령관이다. 이밖에도 지난 이틀간 이라크 전국의 바트당 본부와 전화교환대 등에 공습이 가해졌으며 이들 공습은 공격목표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IA 준군사요원이나 특별작전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의 전직 비밀정보요원은 이들이 이라크 지도자들에 대한 매복공격도 시도한다고 전했다. 요원들이 공습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폭파하거나 폭발물을 설치하고 요인을 저격하는 등 직접 활동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그렇지만 도널드 럼즈펠드 美국방장관은 특히 후세인의 생존여부에대해 공개적으로 강력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만일 후세인이 살아있다면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벙커에서 고개를 내밀도록 자극함으로써 소재를 파악, 타격하기위한 노력의 일부다. 미국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 1일 사담 후세인이 TV에 나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그가 미끼를 문 것으로 생각했으나 후세인 대신 이라크 공보장관이 나와 성명을 읽었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