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41
수정2006.04.03 12:43
새 정부에서도 퇴직 예정 고위 관료들에게 민간부문의 자리를 내주는 '뒤 봐주기식 인사'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민간 경제단체에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들어 고위 관료를 내보내는 위인설관(爲人設官)에다 임기가 남은 산하기관장을 다른 곳으로 내보낸 뒤 고위 관료를 앉히는 '돌려치기' 인사설마저 나돌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대한상의에 전무급 한시직을 만들어 1급 공무원을 내보내기로 했다.
이 자리는 김효성 대한상의 부회장이 물러나면 뒤를 이어받도록 하기 위한 '임시 대기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퇴직 관료를 위한 대기실로 경제단체 내에 새로운 자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재경부 주변에서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신명호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 후임에 이영회 수출입은행장이 거론되는 것도 재경부 퇴직 예정 관료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후문이다.
또 현직 국책은행장들 중 일부를 정부가 대주주인 시중은행으로 보내고 비게 되는 자리를 재경부와 금감위 고위 간부들이 채울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 초기부터 경제부처들이 이처럼 퇴직 관료 자리 만들기에 혈안이 된 것은 퇴직 예정 공무원 수에 비해 이들에게 내줄 만한 자리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
금융회사 합병,민영화에다 낙하산인사에 대한 민간부문의 반발도 워낙 거세다.
여기에다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로 파견됐던 1급 공무원들이 모두 본부로 돌아오게 돼 인사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밖에 일부 부처들은 청와대에 설치될 각종 태스크포스팀(TFT)에 자기 부처 사람들을 보내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청와대 파견직(1,2급 비서관)이 사라져 또 다른 인사적체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환경부 등 일부 부처 장관들이 TF팀에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 한바탕 소란을 빚기도 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