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을 추진하자 중소업계가 이달부터 1백만명 고용허가제 도입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으며 장외집회 등 단계적으로 강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기협중앙회는 2일 김영수 회장과 서병문 부회장,김진태 부회장 등 회장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을 반대한다"며 "고용허가제 도입 추진을 당장 철회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기협은 "고용허가제가 시행될 경우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중국 등 동남아국가들과의 경쟁에서도 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기협은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무리하게 시행할 경우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들이 고용허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부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이 현재의 96만7천원에서 1백33만9천원으로 37만2천원 올라가게 될 것으로 기협은 보고 있다. 이는 내국인 생산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 1백15만원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 처우개선을 명목으로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외국인근로자에게 외국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4대 보험을 적용해주면서 경영을 해야하느냐"고 반문했다. 기협은 또 외국인근로자들이 노동3권을 이용해 내국인과 동등임금,체류기간 연장,가족 동반 입국 등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돌입할 경우 사회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기협은 특히 정부가 불법체류자 단속을 포기한 채 매년 자진신고,출국유예 등을 반복하며 사실상 불법체류를 조장해와 최근 4년간 불법체류자가 3배나 증가한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기협은 중소기업의 희생과 사회적 부담을 동반하는 고용허가제 도입을 중단하고 현행 연수취업제를 유지해 중소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화공단에 있는 디케이써키트의 신동천 대표는 "외국인고용허가제 시행은 기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기업인들이 걱정하지 않고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작년말 기준으로 외국인근로자는 불법체류자 28만9천명을 포함해 총 36만2천5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