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일부터 3일까지 터키와 유럽연합(EU)을 잇따라 방문해 이라크전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전후 이라크 처리 방안에 관해 논의한다고 31일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터키와 EU를 방문한다"면서 "브뤼셀에서는 각국 EU 대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한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들과도 면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현재 진행중인 이라크전과 전쟁후의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먼저 터키를 방문한 뒤 브뤼셀로 가서 EU지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방문은 수주일 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파월 장관은 앙카라에서 터키지도자들과 만나 관계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이라크전에 대한 계속적인 협조는 물론 전후 이라크 문제에 대한 협조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어 "브뤼셀에서 파월 장관은 EU 및 나토 관계자들을 만나 이라크전과 전후 이라크와 관련한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은 이라크전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자 파월장관이 터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과의 외교를 원활히 하지못한 것이 주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유럽국들 특히 터키와의 잦은 교류를 촉구했었다. 이슬람 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비이슬람이 통치를하고있는 터키는 반전여론이 높아 의회에서는 미군이 이라크 침공을 위해 터키영토를 사용하는 안이 부결되는 등 미국의 이라크전 조기 종결에 큰 장애가 돼왔다. 한국전쟁 후 계속 미국과의 친밀관계를 유지해 온 터키는 특히 이라크북부에 주로 모여있는 쿠르드족을 미군이 지원하는 문제와 맞물려 미국과 갈등을 보임으로써 뒤늦게 미국에 영공사용을 허가하기는 했으나 아직도 지상군 투입은 불허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라크와 터키 등 인근 국경지역에 살고있는 쿠르드족이 이번 전쟁에서 미국을 도와 전쟁이 끝난뒤 이라크 북부도시 키르쿠크를 수도로 독립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우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 북부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미국의 저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