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안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영군의 본격적인 바그다드 공략은 이라크의 정예 공화국수비대로부터 견고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차남 쿠사이가 지휘하는 수비대 사단들은 미군의 바그다드 진격에 대비해 북부와 남부지역으로부터 바그다드 주변에 재배치됐다. 이들은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과의 교전으로 큰 타격을 입고 그 후 유엔의 제재로 약화된 데다 최근 며칠 사이 미군의 공격으로 더욱 상처를 입었지만 이라크 최고의 장비와 철저한 훈련으로 무장하고 집권자의 신뢰 속에 수도 바그다드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들의 병력은 한 때 8만명까지 헤아렸으나 걸프전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집트의 퇴역장군 호삼 스웨일림은 공화국 수비대가 바그다드 공방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까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은 최후의 날까지 후세인 곁을 지킬 것으로 예측했다. 애국쿠르드연맹의 아델 무라드는 후세인이 수비대 병력의 대부분을 북부지역으로부터 철수했다고 지적했다. 북부지역은 미군이 바그다드 공략을 위해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지역이다. 무라드는 "후세인은 키르쿠크나 모술보다는 바그다드에서 이들을 더욱 더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국 수비대는 6개 사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메디나와 바그다드, 아드난 등 3개 사단은 대개 바그다드 북부에, 함무라비와 네부차드네자르, 니다 등 나머지 3개 사단은 남쪽에 배치돼 있다. 미군은 31일 바그다드 남쪽으로 80㎞ 떨어진 곳에서 네부차드네자르 사단 소속병사 수십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군사소식통들에 따르면 메디나 사단은 카르발라 부근에, 바그다드 사단은 쿠트 주변에 포진하고 있으며 함무라비 사단은 증원병력으로 현재 남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창설된 공화국 수비대 대원들은 대학을 졸업한 초임 공무원 봉급의 8배나 되는 8만디나르(미화 40달러)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토지와 식품, 무료 진료, 자녀교육 등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어 지원자는 언제나 넘치는 실정이다. 이스라엘에 있는 자파전략연구소의 이라크 전문가 에프라임 캄 연구원은 "이들은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이 두터워 뽑힌 사람들"이라면서 공화국 수비대의 일부 세력은 후세인을 제거하고 싶어할 지도 모르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외국 점령군에게 후세인을 넘겨주는 것은 치욕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영군은 최근 결전을 앞두고 바그다드 내외에 있는 수비대 진지에 공습을 퍼부었으며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공습으로 일부 수비대 병력은 개전 이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군사전문 주간지 제인스 디펜스에 따르면 이들의 병력은 전쟁 이전에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공화국수비대는 지난 걸프전 이후 8개 사단에서 6개 사단으로 축소됐으며 사단병력도 한 때 1만1천명이었다가 이번 개전 당시에는 8천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T-72 탱크 등 공화국수비대 장비의 대부분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옛 소련으로부터 구입한 것인데 걸프전 이후 유엔의 제재조치가 시행되면서 장비 현대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비대는 이라크군으로서는 최상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약400대의 주력전투용 탱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중 3분의 1은 지난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할 때 사용했던 것이다. 공화국 수비대의 장비가 이처럼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중 하나로 걸프전 당시 메디나 부대의 전투를 들 수 있다. 당시 메디나 사단은 바스라 부근에서 미군의 제1기갑사단과 교전을 벌이면서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탱크 61대와 장갑차 34를 잃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