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최고위 지도부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중대 결단에 직면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워싱턴과 카타르 중부사령부의 최고위 지휘관들이 바그다드로 곧바로 진격할 것인지, 적어도 한달 이상이 걸릴 증원군의 도착을 기다릴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으며 수일 이내에 최종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증원부대의 핵심이 될 제4 보병사단의 전투장비들은 현재 홍해를 통과하고 있으며 1진은 이번 주말쯤 쿠웨이트에 도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4 보병사단전체가 이라크로 투입되는 시기는 빨라야 4월10일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제4 보병사단은 애초 터키를 통과한 뒤 이라크 북부에 전선을 열 계획이었지만 터키 정부의 영토 통과 허용을 기다리느라 지중해에서 6주간이나 발이 묶여 있었다. 이런 가운데 쿠웨이트를 마지막으로 출발한 미 육군의 최정예부대 제101 공수사단이 전투위치로 이동을 완료함으로써 미.영 연합군 사령관들은 전면적인 바그다드 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맞고 있다. 병력보강을 기다릴지 바그다드를 공격할지를 결심해야하는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7일 상원 청문회에서 "바그다드 공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야전 사령관들이 바그다드 공격 결정을 다소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 육군 지휘부에 정통한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더 많은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건의를 무시한 럼즈펠드 장관에게 군내부로부터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에 대한 이런 비난은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 인근으로 진격하면서 예상보다 강력한 이라크군의 저항에 직면, 사상자가 속출하고 핵심 전략 요충지인 바스라와 나자프 등을 장악하는데 애로를 겪으면서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미군 지휘부가 제4 보병사단의 도착을 기다리기로 결정한다면 이라크 남부의 주요 도시들을 확실히 장악해 후방을 안정시키는 한편 이라크 북부에 더 많은 병력과 화력을 투입, 바그다드를 단숨에 압도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군은 27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점령지역인 바슈라 인근에 제173 공수여단을 투입했지만 대형 수송기들을 동원,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중무장 병력을 이곳에 공중투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중무장 기계화부대를 이동시키는 데는 최소한 2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타임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캠프 데이비드정상회담에서 "아무리 오래 걸려도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천명함으로써 바그다드진격 명령을 늦출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