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돌' 이세돌 3단이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정상에 올랐다. 이 3단은 2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대회 결승5번기 제4국에서 '세계1인자' 이창호 9단에 294수끝에 백7집반승을 거뒀다. 이 3단은 이로써 3승1패를 기록, 처음으로 대회 우승컵에 포옹하며 2억5천만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지난해 제15회 후지쓰배 제패로 생애 첫 세계대회 타이틀을 거머쥐고 제7회 LG정유배 등 국내 메이저기전 2관왕을 달성해 최우수기사로 선정됐던 이 3단은 국제기전 타이틀을 추가하며 이 9단과의 쌍벽시대를 힘차게 열었다. 또 2001년 이 9단과의 5회 대회 결승에서 2승 뒤 내리 3판을 내줘 준우승에 그친 한을 2년만에 풀었으며 역대전적 간격도 11승13패로 좁혔다. 올 들어 제4회 농심 신라면배 한국우승 견인과 제1회 도요타덴소배에 이어 제4회 춘란배 제패로 그랜드슬램을 이룬 이 9단은 이 3단의 벽에 막혀 파죽지세의 국제기전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 9단이 세계대회 번기에서 진 것은 99년 제1회 춘란배 조훈현 9단과의 대결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세계대회 23연패가 확정된 가운데 열린 이날 대국에서 이 3단은 천당과지옥을 오갔고, 이 9단은 막판 잇단 실수가 뼈아팠다. 흑을 쥔 이 9단은 3국때와 같은 포석을 펼치면서 네귀를 차지하는 등 발빠른 실리작전을 폈고, 이 3단은 세력바둑으로 맞섰다. 수읽기가 빠르고 전투가 뛰어난 이 3단은 중앙에 깊숙이 침투한 흑돌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끝에 요석을 잡으며 국면을 리드해나갔다. 백에 기울었던 승부의 저울추는 그러나 오후 대국 시작과 함께 이 3단이 하변흑진영에서 패를 낸 게 화근이 돼 이 9단에 넘어갔다. 집 부족을 확인하고 좌하귀에서 돌파구를 엿보던 이 3단은 이 9단의 연속 실착에 힘입어 하변 일대의 돌을 다시 살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 9단은 이후 끈질긴 추격전을 벌이며 반전을 노렸으나 불리한 형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