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림 외환은행 이사회 회장의 '한시적 유임' 여부를 놓고 외환은행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논란의 초점은 4월1일자로 회장직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이 현시점에서 회장직을 그만두느냐, 아니면 `한달 보름' 가량 회장직을 더 유지하느냐의 여부다. 오는 5월18일이면 김 회장의 상임이사 임기(3년)가 끝나 `정식퇴임'을 맞는다. 김 회장이 얼마나 회장직을 유지하느냐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지만 문제는 김 회장의 거취가 최근 은행 회장직 폐지에 대한 정부방침이나 여론동향으로 볼 때 나름대로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데 있다. 외환은행 말고도 조흥은행(위성복 회장)과 국민은행(김상훈 회장)이 회장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임기가 1∼2년 이상 남아있어 김 회장의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회장의 회장직 유임여부는 오는 28일 임시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지만 이를 두고 외환은행 내부는 미묘한 갈등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들은 김 회장의 성향이나 정부방침, 여론흐름 등을 감안할 때 4월1일 임기만료에 따라 미련없이 회장직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외환은행의 한 고위임원이 "회장직 폐지가 정부 방침인 만큼 이사회에도 이를 감안해 결정하지 않겠느냐는게 현재의 전망"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은행권의 몇 안되는 원로로서 금융계 생활을 차분히 정리할 입장이라는 점에서도 사임을 점치는 분위기가 높다. 그러나 김 회장을 지지하는 측은 "어파치 5월18일 퇴임하는데 굳이 현시점에서 회장직을 사임할 이유가 있느냐"며 회장직 유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도 회장직 사임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 김 회장이 `한시적 유임'쪽으로 결정날 것이란 전망이 차츰 우세해져가는 분위기다. 금융계에서는 김 회장의 유임여부를 퇴임기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자칫 특정인에 대해 남은 기간의 `무보직' 상태를 면하게 하려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