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국 연합군과 이라크간의 지상전이 이라크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미디어를 이용한 양국간심리, 비방전도 불을 뿜고 있다. 영국 외무부의 마이크 오브라이언 중동담당 국무장관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지난 20일 공습 당시 부상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도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장악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는 여러차례 언론에 후세인 대통령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그의건재를 주장했다. 이라크는 또 이날 적(연합군)의 항공기 5대를 격추했으며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와 알 아라비야 등은 이같은 이라크측 주장에 따라 영국군 조종사 수색장면을 대대적으로 방송하고, 이 조종사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영 연합군과 이스라엘은 이런 이라크의 주장을 부인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영국군 전폭기의 피격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는 지금까지 연합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77명이 사망하고 366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영 연합군 고위관료들과 군 관계자는 입만 열면민간인의 안전을 감안해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서방세계 미디어를 대표해 온 CNN 취재진이 이라크 정부에 의해 바드다드에서 쫓겨나면서 사실상 아랍계 미디어들이 이라크 정부 취재를 독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서방과 아랍계 미디어간 대리전 양상마저 띠고 있다. CNN은 미군과 영국군 20개 부대에 골고루 배치되면서 주로 연합군의 전황을 전달하는데 치중하는 반면 알자지라 등 아랍계 미디어들은 바그다드 공습소식이나 이라크 국민들의 피해상황 등을 집중 조명하면서 좋은 대비가 되고 있다. 이런 양상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알자지라 방송이 이라크군에 의해 살해, 부상하거나 체포된 미군 병사들의 모습을 방영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같은 시간 CNN은 종군(임베딩)기자의 보도를 통해 이라크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알 자지라에서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CNN은 즉각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국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제네바협정 위반"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