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MMDA가 안전 대피처 .. 투신 MMF 이탈 자금 어디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K글로벌 분식회계 충격으로 투신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피난처는 어디일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꼽고 있다.
MMF가 갈 곳을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의 거처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입출금이 자유롭고 안전한 은행 MMDA가 이들 자금의 임시거처로 이용될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일 하룻동안 투신권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조1천억원에 달했다.
순환매분 가운데 90%가 MMF인 것으로 나타났다.
MMF 환매 자금중 일부는 MMF와 연계된 위탁주식계좌에 남아 아직 증시주변을 떠돌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1일자 고객예탁금이 전거래일보다 5천19억원 늘어났다.
3월 일평균 실질고객예탁금 증가액이 3백6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MMF 환매자금이 거처를 옮긴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풀이다.
하지만 MMF를 이탈한 자금중 상당액은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대거 이동할 조짐이다.
실제로 과거 MMF 환매사태 때마다 투신권에서 이탈한 돈은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나타냈다.
지난 2001년 4월 금리급등으로 촉발된 MMF 인출 사태시 그해 3월24일에서 4월26일 한달여간 MMF에서 11조원이 빠져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4조2천억원이 고였다.
지난 2001년 11월 MMF 인출사태 때도 20일새 MMF에서 빠져나간 자금 7조6천억원중 6조4천억원이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집중됐다.
MMDA는 시장금리에 따라 적용금리가 수시로 변경되며 자유롭게 돈을 넣었다 뺐다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은행에 맡긴 자금을 하루짜리 콜이나 대출 등에 투자해 얻은 이익을 이자로 지불한다.
그동안 MMF에 비해 수익률(이자)에서 밀렸으나 SK글로벌 사태 이후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부동자금의 새 거처로 뜨고 있다.
한화경제연구원 유재호 연구원은 "지난 두달새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MMF에 몰렸다"며 "초저금리에 숨이 막힌 시중 부동자금이 수익률을 좇아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보다 0.5%포인트 가량을 더 받을 수 있는 MMF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충격으로 MMF에서 튀어나온 이들 눈치자금중 상당액은 일단 안전성을 찾아 MMF의 경쟁상품인 은행 MMDA 등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정희전 통화운영팀장은 "MMF 환매자금은 일단 은행 단기예금에 머문 뒤 다시 수익성을 좇아 부동산 시장 등을 두드리며 자산시장의 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