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금융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SK글로벌에 여신을 제공하고 있는 은행주 뿐만 아니라 13일에는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업종 전체로 충격이 확대됐다. LG와 외환카드는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고 동원증권 역시 하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삼성 LG 현대 등 대형 증권사들이 5∼14% 수직낙하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의 보험대표주도 급락대열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불안심리 일파만파 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촉발시킨 MMF의 대규모 환매사태는 금리급등 및 채권시장 마비를 가져와 금융주의 급락 도미노로 이어졌다. 11∼12일에는 SK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등 은행주가 먼저 타격을 받았다. 은행권 전체로 최대 1조원을 충당금으로 추가 적립해야 하는 돌발악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13일에는 동원증권이 하한가로 밀렸다. 상품주식 중 52.6%에 달하는 1천4백50억원(작년말 현재)이 하나은행 주식에 묻혀있어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다른 증권사도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 증권사들이 미매각 수익증권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이는 삼성 LG 현대 등 수익증권 판매가 많은 대형증권주에 하락압력으로 이어졌다. 대출이나 채권 등 SK그룹에 대한 여신이 미미한 보험주마저 급락한 데는 최근 급등한 금리의 영향이 컸다. ◆대란설까지 대두 금융주의 연쇄급락은 투자자들의 공황심리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심각성을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카드주들의 몰락이 단적인 예다. 가뜩이나 연체율 상승 등에 따라 카드채 발행이나 유통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SK글로벌 사태는 채권시장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던 카드채 기피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 카드사들이 최근 상각채권 매각에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MMF가 대량 환매사태를 맞게 되자 카드채를 소화해 줄 곳도 없어졌다. 카드사의 자금조달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일부 업체의 '흑자부도'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이날 조흥은행의 하한가는 새로운 부실채권 발생으로 신한지주와의 매각협상 등 은행권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염려가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본구조가 취약한 일부 은행들은 BIS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나타나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