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증시'] (下) '3無현상'..증시부양책등 호재에도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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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주체와 주도주,모멘텀을 찾아볼 수 없는 등 이른바 '3무(無) 현상'이 이어지면서 증시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의 선물매매에 따라 주가가 흔들리는 등 국내 증시가 전형적인 '침제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
7일 종합주가지수는 정부의 안정대책 마련 방침과 삼성전자의 1조원대 자사주 매입,국민연금의 추가 자금 투입 등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9포인트 하락하면서 540선대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과 추락하는 세계·국내 경기둔화라는 펀더멘털 악화가 무기력한 증시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증시 일각에선 이같은 3무 현상은 이라크전쟁 발발을 계기로 서서히 퇴색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계속되는 '3무현상'=작년 12월3일 종합주가지수가 736.57을 기록한 이후 국내 증시는 거래량이 격감하면서 매수주체,모멘텀,주도주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증시를 주도해온 외국인투자자는 올 2월 6천4백억원의 순매도를 기록,다섯달 만에 매도주체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국내증시의 수급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화증권 정영훈 기업분석팀장은 "국민연금 국민은행 등의 자금투입은 실종된 매수세력을 아직 대체하지 못할 뿐더러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받아내기에도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우량주들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차례차례 맞아가면서 주도주 역할은커녕 주가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날도 내수대표주인 신세계 주가가 9.31% 급락하면서 대형주의 급락 도미노 현상은 확산되는 양상이었다.
◆불안해지는 펀더멘털 문제=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작년 10월 이후에는 이라크 위기에 북핵문제라는 지정학적 위험이 가중된 데 이어 작년 말부터는 기업실적 악화 등 펀더멘털 요인이 겹치면서 침체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이라크전 발발 이후 세계 및 국내 경기가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불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정 팀장은 "7일 메릴린치증권이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끌어내리는 등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표주 급락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오던 이른바 옐로칩으로까지 외국인 매도세가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무현상' 해소는 언제쯤=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다층적인 악재들이 북핵문제란 단일변수로 압축되면서 최소한 거래량이라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전 수석연구원은 "북핵문제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이라크전쟁 후 정부의 다각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게 되면 상반기 안에 750선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