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세계 두번째로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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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기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질금리가 낮다는 것은 기업의 투자의욕이 그만큼 저하돼 있다는 뜻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투자 부진에 의한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에 따라 현 단계에서 금리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6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라크전쟁이 발발한 뒤에나 금리인하 여부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 실질금리 세계 2위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실질금리(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소비자물가 상승률)는 연 0.70%로 캐나다(연 0.45%)를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미국은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연 1.15%로 3위였다.
4위인 일본은 장기금리(연 0.79%)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소비자물가가 하락하고 있어 실질금리(연 1.19%)가 오히려 한국보다 0.49%포인트 높았다.
중국 홍콩 등은 실질금리가 5%대에 달한다.
◆ 콜금리 인하는 부적절
박 총재는 "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현재 금리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투자촉진과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장'도 문제지만 올들어 물가가 뛰면서 '안정'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박 총재는 "상반기중 소비자물가가 4% 이상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잠재성장률 추락의 전주곡인가
실질금리가 바닥 수준인데도 기업으로선 그나마 실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만한 투자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이 마땅한 투자 아이템을 개발하지 못해 실질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 국내 잠재성장률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고 걱정했다.
김기승 LG경제연구원 경제분석팀장은 "기업은 명목금리가 아닌 실질금리를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한다"며 "국고채 회사채 등 장기채권의 실질금리가 낮다는 것은 기업의 한계 투자수익률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