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의 작은 주(州)인 델라웨어 주민들은 자신들이 뽑은 토머스 카퍼 연방 상원의원의 웹사이트에서 의회정보는 물론 각종 생활정보를 얻는다. 카퍼 의원의 웹사이트에는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이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법안의 취지,내용은 물론 언제 어떻게 통과됐는지를 알 수 있도록 올려 놓았다. 자신이 어떻게 투표했는지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 뿐 아니다. 델라웨어주의 관광지,세금신고서,폭설로 인한 등교시간 조정 정보는 물론 날씨까지 군별로 상세하게 싣고 있다. 지역 관련 뉴스도 모두 올려 놓는다. 그의 웹사이트는 개인 PR의 장을 넘어섰다. 국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나 공익단체가 운영하는 생활정보 웹사이트 같은 느낌을 준다. 이처럼 잘 디자인된 웹사이트를 통해 카퍼 의원은 주민과 활발한 대화를 나눈다. 주민들은 의원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그의 생각과 철학을 알 수 있고 각종 민원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주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가려는 카퍼 의원의 노력은 각종 단체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의회관리재단에서 받은 상도 그 하나였다. 의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인 이 재단은 상하 양원은 물론 각종 위원회 등을 포함 6백10개의 웹사이트를 평가했다. 그 평가에서 카퍼 의원의 웹사이트가 최고 높은 등급인 '골든 마우스(Golden Mouse)'상을 받았다. 상금은 한푼도 없다. 하지만 주민들과 가장 잘 호흡하는 의원으로 뽑혔다는 명예는 소중했다. 의원들의 웹사이트에 대한 의회관리재단의 평가는 올해로 두번째다. 작년 첫번째 평가에서 비교적 양호한 등급인 B 이상을 받은 웹사이트는 전체 웹사이트의 10%에 불과했다. 의회관리재단의 이 같은 평가는 시민단체의 감시처럼 의원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후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웹사이트를 개선했다. 그로인해 올해는 B등급 이상을 받은 웹사이트가 50%로 높아졌다. 의회관리재단의 감시성 평가와 의원들의 노력으로 미 의회와 주민들의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