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라크 무력공격을 허용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17일 이라크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브뤼셀에 도착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오늘날 2차 결의를 채택할 필요는 없다"며 "프랑스는 2차 결의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이 유엔의 이라크 2차 결의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발간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회견에서 이라크 위기와 관련해"유엔이 2차 결의를 채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으나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밝히지는 않았었다. 시라크 대통령은 "우리는 이라크 무장해제에 관한 유엔결의 1441호를 이행중이며 사찰단만이 이 과정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해 기존 유엔 결의로 이라크 무장해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유엔만이 이 문제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며 "전쟁은 최악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의 유엔 2차 결의 반대 입장 표명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무력공격을 허용하는 2차 결의 초안을 작성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 EU 특별정상회담에서 이라크 위기에 대한 EU의 공동입장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공동 입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모두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바라고 있다"며 EU가 공동입장에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