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15, 16일카이로의 연맹 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 계획과 쿠웨이트에 대한 이라크의 위협에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했으나 아랍정상회의 일정에 관해서는 합의에 실패했다. 결의는 회원국들에게 "이라크의 안전과 영토적 통합을 위협하는 데 이용될 수있는 어떤 종류의 지원과 시설도 제공하지 말도록" 촉구했다. 결의는 이와 함께 "아랍 국가들은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안전과 영토적 통합성을 지킬 것임을 약속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어떠한 침공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아랍연맹 결의는 특히 "이라크에 대한 침공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파괴정책으로 아직 고통을 겪고있는 역내 국가들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역내에 변화를 강요하거나 내정에 간섭하려는 어떠한 기도와 정책"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결의는 그러나 미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으며 쿠웨이트와 카타르, 바레인 등 미군 병력을 수용하고 있는 회원국들에 대한 제재 방안에 관해서도 언급하지않았다. 더욱이 호스니 무바라크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제의한 긴급 아랍 정상회의 일정에 관한 언급이 빠져있어 회의가 상당한 진통을 겪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아랍연맹 결의는 또 유엔안보리에 대해서도 "유엔사찰단이 안보리 결의 1441호에 의거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도록" 촉구했다. 외무장관들은이어 "이라크가 사찰단에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환영하고 사찰단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활동을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아랍 외무장관들은 역내 국가들이 유엔안보리 회원국들과 유럽연합(EU), 이슬람회의기구(OIC) 및 비동맹운동 등과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랍연맹 소식통들은 회원국 장관들이 전쟁을 막기위해 미국과 이라크 가운데어느 쪽의 노력이 더 필요한 지에 관해 심각한 견해차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회원국 장관들은 아랍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의제와 정상회의에서 발표할 메시지에 관해서도 입장이 엇갈려 절충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진영은 아랍권의 반전 여론을 반영한 강력한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해야 한다는입장인 반면 다른 국가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에 대해 유엔사찰에 협력하도록촉구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EU 순회 의장국인 그리스의 요르요스 파판드레우 외무장관은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 비회원국 대표로 참석,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개별 접촉을 가졌다. 파판드레우 장관은 사브리 장관에게 이라크가 유엔사찰단책임자들이 제기한 의문에 "솔직하고 신뢰할 수 있게" 대답한다면 전쟁을 피할 수있다고 충고했다. 아랍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유엔이 승인하는 전쟁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미국의 일방적 공격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이라크 위기와 관련한 역내 국가들의 마지막 외교노력이 될 정상회의 소집문제를 놓고 합의에 실패함으로써분열상과 무력감만 드러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