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찰단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2차 이라크 무기사찰 결과 보고 이후 안보리 이사국간 분열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라크 무장해제에 강경입장을 보여온 미국, 영국과 전쟁에 반대하는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는 사찰단이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 보유 여부와 비무장 의지에 대해 애매한 평가를 내림에 따라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찰단보고를 해석함으로써 이라크 사태 해법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사찰단 보고에 이어 안보리가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해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위협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은 사찰단을 강화하고 사찰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안보리에 대해 "이라크의 불복종과 비협조" 문제를 회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아주 가까운 장래에 안보리는 안보리 결의 1441호에 규정돼 있는 심각한 결과를 고려할 때가 도래했는 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8일 통과된 안보리 결의 1441호는 이라크에 대해 무장해제를 촉구하면서 사찰에 협력하지 않거나 거짓 보고를 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위험하기 때문에 그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무장해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라크는 걸프전 이후 12년간 유엔을 모욕해왔다고 지적하고 후세인이 즉각, 철저히 변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막을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은 미국과 영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은 오늘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하고 "전쟁을 피할 방법이 있으며 그것은 사찰 연장을 통해 이라크를 무장해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팽 장관은 다음 달 14일 안보리 회의를 열어 다시 이라크 상황을 평가할 것을 제의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유엔 무기사찰이 이라크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감소시켰다고 평가하고 사찰단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도 세계 지도자들은 전쟁을 피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유엔 사찰단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국제적으로 가장 위험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맞이했다"며 사찰 연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엔본부.워싱턴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