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기사찰단의 안전보장이사회 2차 보고를 하루 앞둔 13일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의회 청문회에 참석,개전을 기정사실화 하며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걸프지역에 배치된 미군은 개전 준비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며 실전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 DIA,'이라크 선제공격론' 제기= 이라크는 미국의 군사공격에 앞서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거주지역이나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웰 재커비국방정보국(DIA) 국장이 13일 밝혔다. 재커비 국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후세인의 재래식 전력은 한계가 있지만 북부 쿠르드족 점령 지역을 선제 공격하거나 전세계의 이스라엘과 미국 목표물에 대한 테러나 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쿠르드족 거주 지역을 발판으로 이라크내의 주요 유전지대를 점령한다는미군의 현 전략에 차질을 불러올 수 있는 예측이어서 주목된다. 재커비 국장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 배치된 터키군과 이라크군이직접 충돌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나 알-카에다의 테러 조직의 힘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후세인은 식량과 수송수단, 에너지 등 기반 시설들을 파괴하는 초토화 전략으로 인도적 재앙을 자처함으로써 전쟁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대이라크 핵무기 사용여부 촉각=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하더라도 재래식 무기만 사용할 것이라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이날 밝혔다. 재커비 국장과 함께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참석한 럼즈펠드 장관은 "재래식 전력만으로도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확언해 달라는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의 요청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대신 미국은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등 심각한 전쟁 상황을거쳤지만 45년 이후 핵 공격을 명령한 대통령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역사가 설명해준다고만 덧붙였다. 그러나 안드레이 니콜라예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장은 이날 미국이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저성능 핵폭탄 사용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전쟁으로 이라크가 황폐화될 것이라고 짐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라크는 전후 민간 정부가들어서기 전까지 미군의 통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막바지 개전 준비 박차= 미국은 걸프지역에 이미 15만여명의 병력을 주둔시킨가운데 개전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전 초기 이라크 공습에 참여할 제52 전투비행단은 이날 독일 기지의 병력 100여명을 F-16 전투비행대가 위치한 걸프지역의 모처로 파견했으며, 쿠웨이트에 주둔중인 제3 보병사단 소속 포병부대도 6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실전 투입을 기다리고있다. 이런 가운데 그루지야와 슬로바키아도 13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군사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모스크바.쿠웨이트 AFP.이타르타스=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