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가 내놓은 이라크의 평화적 무장 해제안에 대해 국제 사회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10일 이라크 무기사찰을 강화하기 위한 독일과 프랑스의 안(案)이 현실화될 경우 사찰요원과 정찰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러-이탈리아 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로마를 방문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어떤 계획이든 유엔 사찰단 수뇌부들을 통해 제시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그러나 "만약 사찰단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러시아는 (그들에게 보낼) 훈련된 사찰요원들과 정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타르 타스와의 회견에서 "이라크 사찰단 확충 결정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독일-프랑스의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페도토프 차관은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임무 완수를 위해 얼마든지 많은 사찰단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사찰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자크 보테 IAEA 사찰단원도 독일,프랑스의 제안대로 사찰단이 추가 투입되면 사찰 능력이 증대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독일-프랑스의 제안에 대해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바람직한 의견조율"이라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지의견을 전했다. 그는 또 "이 제안이 사담 후세인이 인류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군사 공격을 통한 이라크 무장해제를 선호하고 있는 미국이 이날 파월 국무장관의 입을 빌어 평화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데 이어 이탈리아도 독일-프랑스의 평화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토니오 마르티노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날 독일 프랑스의 제안은 "국제사회가 분열하지 않고 힘을 합쳐 이라크 정부에 압력을 행사해야 하는 이 때에 혼란스럽기만한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의 한 대변인은 이날 독일과 프랑스가 제안한 이라크의 평화적 무장해제안이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검토되고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간 어떠한 '비밀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수아 리바소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독일.프랑스의 평화적 무장해제안이 별도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거치지 않아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리바소 대변인은 "이 제안은 기존의 안보리 결의 1441호 테두리 안에서 실현할 수 있으며, 다른 결의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로마.베를린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