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등 3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터키에 대한 군사 지원 등 미국의 이라크전 지원 요청을 거부키로 결정했다고 나토 당국자가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오는 17일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이라크 사태에 대한 EU차원의 공동입장을 도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당국자는 "이날 나토 차원에서 대(對)터키 군사지원 계획의 수립에 착수할지 여부를 결정짓는 마감시한을 한시간 앞두고 프랑스가 침묵을 깼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비토권 행사 이유로 "현재는 유엔의 사찰 단계이며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에 이라크 공격 준비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스에 이어 벨기에도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그간 이들 2개국에 비해 군사계획 수립을 저지하는 데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던 독일도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고 나토 당국자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등 3개국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국제적 지지를 얻는 데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한스 블릭스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바그다드의 유엔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화학무기 은닉 의혹장소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등 이라크가 무기 사찰에 협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