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10일 첫 만남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전경련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것에 대한 '오해'부터 풀기 시작해 54분간 각종 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눴다. 손 회장은 먼저 사회주의 발언 등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노 당선자는 이에 대해 "한두 사람의 발언으로 생각한다. 인수위에서도 결정안된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서로 잘 조율해 보자"고 답해 과거의 매듭을 풀었다. 노 당선자는 손 회장이 알 만한 몇몇 재계 인사들의 안부를 물은 뒤 동북아 시대 구상, 한반도의 미래, 세계경제 전망 등에 대해 깊이있는 얘기가 오갔다고 배석했던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전했다. 노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재벌개혁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자주 대화하자"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노 당선자의 리더십에 대해 "(노 당선자는) 우리를 크게 변화시킬 리더십을 보이면서 극적으로 당선됐다. 우리에게 꿈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노 당선자가 신념과 리더십을 발휘하면 5년간 소득배가가 이뤄지고 선진권 진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면담 후 손 회장을 접견실 문 앞까지 배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