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바그다드를 방문한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이라크 측과 가진 지난 이틀 간의회담에서 "큰 돌파구(breakthrough)는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들에 따르면 블릭스 위원장은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데 '돌파구'라는 말은 너무 강하다"고 말해 지난 8-9일 바그다드 외무부 청사에서 가진 이라크 측과의 회담 및 그들이 제출한 문서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극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우리가 이라크 측에 인식시키고 싶은 요점은 신속하고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뭔가 볼 만한 특별한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지난 주말 회담의 성과와 관련해 "이라크 측이 `심경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공은 바로 이라크 쪽 코트에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총장이 그동안 요구해온 세 가지 목표를 관철하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사찰단의 요구는 이라크가 과거 무기개발과 관련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고, U-2 정찰기의 영공 비행을 허용하며, 대량살상무기제조를 금지하는 법안을 공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블릭스 위원장은 전날 이라크 측이 제출한 탄저균.신경가스VX.미사일 관련 문서에 대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찰단은 그러나 이라크 측이 제출한 문서를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릭스 위원장은 또 지난 주부터 활기를 띠고 있는 이라크 과학자들에 대한 조사도 `잡동사니'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폄하했다.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총장은 잠정적으로 협상을 중단하고 10일 아침(현지시간) 바그다드를 떠나기로 예정돼 있다. 블릭스 위원장은 오는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인 2차 보고서의 어조(tone)에 대한 관측을 피했다. 이라크 측 대표단을 이끌고 사찰단 수뇌부와 대면했던 아미르 알-사아디 장군은"미국의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난 주말 이라크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고 새로 제출한 문서에는 답하지 않은 부분이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