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막기위해 유엔 평화유지군 이라크 전역 배치를 뼈대로 하는 평화적 대안을 마련, 유엔안보리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10일 자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독.불 양국이 마련한 대안의 골자는 양국 군이 포함된 유엔 평화유지군을 수년 간 이라크에 파견, 무장해제를 감독하는 한편 유엔 무기 사찰단원을 3배로 증원하고 프랑스 미라지 정찰기를 사찰단에 제공하는 것이다. 또 이라크 전체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이라크 주변국들이 이라크산 원유밀매 근절 협정을 체결하는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은 9일 저녁 독일 제2공영 ZDF 방송과한 회견을 통해 "양국이 이라크전을 막기 위해 공동 작업 중"이라고만 시인하면서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오는 13일 하원에서 그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슈트루크 장관은 또 7-9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안보정책회의에 참석 중인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도 독-불의 방안을 논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셸레 알리오트-마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이날 안보정책회의 도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양국이 공동 방안을 준비 중임을 시인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밝히려 하지 않았다. 양국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단순히 반대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올해 초부터 이런 평화적 대안을 검토해왔으며, 이미 중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순번 의장국인 그리스에도 이 대안을 전달했다고 슈피겔은 밝혔다. 독-불 양국의 이라크 문제 해결 방안은 유럽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내에서 미국 지지국가가 다수여서 양국이 고립되는 상황을 탈피하면서도 미국의 이라크공격 만큼은 막아야 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미국과 그 지지국가의 지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유엔 평화유지군이 사실상 이라크를 잠정 통치하는 것으로도 보이는 이 방안에 대해 이라크 정부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인 지 역시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불 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공격에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반대하거나 중립적인 나라들의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