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가장 중대한 위험은 대량파괴무기를 추구하는 무법정권들이라면서 북한이 핵프로그램으로 미국과 세계를 위협하는 사태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9시(한국시각 29일 오전 11시)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대테러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위험,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위험은 핵, 화학, 생물 무기를 추구하고 보유한 무법정권들(outlaw regimes)"이라면서 이란과 북한, 이라크의 위협을 차례로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 북한 정권은 핵개발계획을 이용해 공포를 유발하고 양보를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세계는 협박을 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사용해 논란을 빚은 `악의 축(axis ofevil)'이라는 용어를 다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이란, 북한, 이라크를 무법정권으로 지칭해 이 정권에 대한 인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평화적인 해결책을 발견하고 북한 정부에 핵무기는 고립과 경제침체, 고난의 계속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러시아 등 그 지역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은 핵야망을 버릴 때에만 세계의 존중과 국민의 회생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다른 위협들은 각각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고 말해 이라크와는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계속 평화적인 해결책을 추구할 뜻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절반은 경제회복과 감세, 처방약 보조문제 등 국내문제에, 나머지 절반은 대테러전쟁과 이란, 북한, 이라크 문제에 각각 할애했다. 부시 대통령은 "무법정권들은 그런 (핵, 화학, 생물 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들을 협박과 테러, 대량살인에 이용할 수 있다"면서 "그들은 그런 무기들을 테러 동맹자들에 주거나 판매할 수도 있으며 테러단체들은 그 무기들을 일말의 주저도 없이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를 숨김없이 밝히고 폐기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뜻을분명히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세계는 한반도의 교훈을 배워 이라크에서 더 큰 위협이 일어나도록 허용하면 안된다"면서 "테러리즘과 연계돼 있고 무모한 침략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대규모의 잠재적인 부(富)를 소유한 잔인한 독재자가 중요한 지역을 지배하고 미국을 위협하도록 허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추산을 인용해 이라크가 3만8천ℓ의 보톨리누스 독소와 사린, 겨자, VX신경 가스 등 독가스 500t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을 갖고 있다면서 "사담은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포함한 테러범들을 지원하고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종종 기립박수와 환호로 중단됐으나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그가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해 말할 때 이 같은 박수에 동참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독재자는 무장해제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그는 속이고 있다"면서 "사담 후세인은 핵무기나 전면적인 화학 및 생물무기로 무장하고 중동정복야망을 다시 드러내고 그 지역에 치명적인 대황폐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의) 항공기 납치범 19명이 이번에는 사담 후세인의지원으로 각각 다른 무기와 다른 계획들을 갖고 있는 것을 상상해보라"면서 "유리병한개, 깡통 하나, 상자 하나가 이 나라로 숨어들어오면 아무도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공포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세계에 대한 이라크의 도전을 검토할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하겠다면서 "우리는 협의할 것이지만 오해하면 안된다. 만일 사담 후세인이우리 국민의 안전과 세계평화를 위해 전면적으로 무장해제하지 않으면 우리는 동맹군을 이끌고 그를 무장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