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북한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 일행이 29일 오전 11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임특사 일행은 27일 오전 11시 53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3호기를 타고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북측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용순 노동당 비서 등 고위층과 만나 핵문제를 포함한 남북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아 면담 불발 배경과 대통령 친서전달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특사는 27일 방북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북측 지도자에게 전하고 북측 지도자의 의견을 들어오는 게 특사의 임무"라고 밝힌 바 있다. 임특사 일행이 27일 오전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장관급인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비롯 최승철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원동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등 고위급이 영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북측의 영접단은 지난해 4월 임특사 방북시 보다 격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특사 일행은 27일 낮 12시 55분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오후 1시 50분부터 김용순 비서가 주최하는 환영 오찬에 참석했다. 임 특사는 이어 오후 4시부터 북측 파트너격인 김용순 비서와 특사회담을 개최해핵문제 해법 등과 관련한 남북 현안에 대해 본격적인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북측 경제시찰단이 27일 오후 8시 대동관영빈관에서 주최한 환영 만찬이 무려 5시간 45분동안 진행되자 정부 상황실 주변에서는 북측의 환영 의사로 해석하며 낙관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임특사가 28일 오전 북측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25분간 면담한 뒤 오후 곧바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28일 오후 통일전선부 실세인 림동옥 제1부부장과 접촉해 미국 방문과정에서 정리된 국제사회의 시각과 우려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임특사의 면담 대상이 김용순 비서로 선회하자 상황실 안팎에서는 귀환 지연 가능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특사일행은 기대를 모았던 지도자 면담과 합의문 채택 등 명시적인 성과는 일단 거두지 못한 채 29일 오전 11시 서울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