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찰은 동남아시아 테러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를 발리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공식 지목했다고 현지언론이 29일 보도했다. 다이 바크티아르 경찰청장은 28일 국회 제1 분과위원회에 출석해 작년 10월 내외국인 193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테러 사건에 JI가 연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호주와 싱가포르, 필리핀 등 주변국 정보기관 등이 발리 참사의 배후로 JI를 의심한 적은 있었으나 인도네시아 경찰이 JI가 발리 테러와 직접 연계됐다고 공식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이 청장은 "JI 지도부가 작년 2월 태국 방콕에서 만나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소재 미국 시설물을 공격키로 모의했고 그 결정에 따라 발리 쿠타 해변의 두 개 나이트클럽이 공격 목표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JI의 정신적 지도자로 인도네시아무자헤딘협의회(MMI)를 이끌고 있는아부 바카르 바시르가 발리 테러를 지시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으나 방콕 회동에서 내려진 JI의 결정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기도한 사실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리 테러 직후 구성된 다국적 수사팀이 100여일 동안 수집한 증거물과범죄 관련자 및 참고인 진술 등으로 미뤄 JI 요원들이 바시르로부터 사전 동의를 얻어 지하드(聖戰)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발리 테러와 관련해 지금까지 20여명이 구속됐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JI 요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바시르가 발리 테러를 직접 사주했는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경찰 유치장에 감금중인 바시르의 구속 기간이 이 달 30일 만료되는 점을 감안해 오는 3월 1일까지 구속을 연장했다. 바시르는 2000년 성탄 전야에 자카르타를 비롯한 각지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 사건을 주도하고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 살해를 모의한 혐의로 작년 말검거돼 구속됐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