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핵심감정(Core Emotion)을 찾아야 합니다.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다스릴 수 있어야 자기경영이 가능해지지요." 최근 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음다스리기 프로그램인 "심리경영학"을 개발한 양창순(48.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박사는 "리더들이 자기 자신을 알아야 기업의 생산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핵심감정이란 자신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감정. 적잖은 경영자들이 "분노"나 "불안" 등을 핵심감정으로 갖고 있다. "직원이 올린 보고서의 "토씨" 하나까지 고치는 상사는 혹시 자신의 핵심감정이 "불안"이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부하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감정을 못이겨 보고서를 엉터리로 보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자신을 알게 되면 자기와 남과의 관계,조직과의 관계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양 박사의 설명이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 에너지를 일과 조직 발전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양 박사에게 우리 시대의 경영자들은 가장 불쌍한 부류다. 외국과 달리 합리적인 사회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리더들과 똑같은 요구를 받고 있어서다. "마음의 쉼터가 없는 상태에서 쓰러질 때까지 일해야 하고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하며 가정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것. 특히 40대의 경우는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불혹(不惑)컴플렉스"에도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양박사의 진단이다. "성공적인 사람일수록 열등감이 큽니다.이상적인 자기 모습과의 차이를 느끼기 때문이지요.많은 CEO들이 자신을 GE의 잭 웰치 전 회장과 비교하며 괴로워합니다.리더가 이렇게 심리적으로 병들 때 조직도 병이 듭니다." 회사마다 심리컨설턴트가 있는 외국과 달리 선입견 때문에 정신과병원에 전화도 못하는 기업인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양 박사는 앞으로 리더들을 위한 심리경영학에 더해 집단 연수와 1대1 코칭 등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백제병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지푸라기가 되어주는 마음" 등 7권의 저서가 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