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계사회포럼(WSF) 연례총회가 23일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브라질 남부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개막, 28일까지 6일간의 회의에들어갔다. 포르투 알레그레 시내 가톨릭 대학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반전 메시지를 담은 깃발과 이라크 국기를 든 운동가들로 넘쳐났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이라크에 대한 제국주의 전쟁을 타도하자"는 문구가 적힌 사진 몽타주도 등장하는 등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에 맞선 반대 움직임이 쇄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책임자인 세르지우 하다드는 "평화와 반전 캠페인이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조직위가 15개국 참석자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10명 가운데 6명이 사회적 문제가 세계화나 경제성장 문제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반제국주의자로 유명한 미국의 노엄 촘스키를 비롯해 쿠바의 전설적인 좌파 게릴라 지도자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딸인 알레이다 게바라 등 각계의 유명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포르투 알레그레까지 자신의 자전거를 들고 참석한 이탈리아의 생물학자 움베르토 피촐라토는 "석유는 줄이고, 자전거는 많이 타고, 전쟁은 없애기 위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대회기간에 예정된 반전 가두행진 시위에 직접 자신의 자전거를타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보스에서 시작된 세계경제포럼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처음으로 개최된후 세번째를 맞는 올해 WSF에는 세계 157개국에서 10만여명의 반세계화 운동가들이참석할 예정이라고 조직위 관계자들이 밝혔다. 현재 포르투 알레그레에 도착한 3만여명은 도심의 리우 과이바 강가 등에 임시숙소를 마련했으며, 시내 축구장과 가톨릭 대학에서 열릴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 등 1천500개 이상의 다양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밤 포르투 알레그레에 도착해 24일 연설할 예정이다. 총파업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26일 도착한다. WSF 참석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할 예정인 룰라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또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다보스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다보스는 포르투 알레그레에 귀를 기울여여만 한다"면서 "같은 논리로 브라질은 새로운 사회계약을 필요로 하고, 나아가 새로운 세계의 사회계약을 통해 빈국과 부국 사이의 차이를 줄여여만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세계도 가능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포럼의 가장 뜨거운 의제는 이라크에 대한 전쟁위험으로 모아진다. 대회 관계자는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유엔 안보리 사찰보고 시점인 이달 27일이 임박하면서 이라크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번 포럼에서 어떻게 평화가 달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WSF는 세계화 움직임에 대한 단순한 반세계화 항의에 초점을 맞춰졌던 이전 포럼과 달리 WSF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이번 포럼에서는 세계화된 국제사회 이후 통치문제와 세계 금융위기, 참여민주주의 등 3가지 의제에 대한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포르투 알레그레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