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중진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21일 미국이 당면한 "급박한 안보위협"은 이라크사태가 아니라 현존하는 테러위험과 북핵위기라고 지적,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북핵정책을 강한 어조로 공박했다.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날 워싱턴 소재 내셔널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오찬 연설을통해 "이라크사태는 급박한 위협이 아니다"고 전제, "미국은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길을 가고 있다"면서 "그 결과 미국은 미 안보의 가장 급박한 두가지 위협인 테러와북한의 위기로부터 일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 의원은 "북핵위기가 전격 돌출, 악화된 것은 다름 아닌 부시 행정부가출범 21개월 동안 북핵현안에 손을 놓고 무단이탈한 외교정책의 산물"이라면서 "부시 행정부는 북핵사태가 터졌을 때 초반부터 북한이 이를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조차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등 일관되지 않은 과잉반응으로 비틀거렸다"고 비판했다. 케네디 의원은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이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데도미국은 일체의 대화를 일축함으로써 당혹스럽게도 한국과의 관계까지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케네디 의원은 "북한체제가 핵무기를 개발하면 이는 한반도주변 다른 나라들에게도 핵무기를 개발토록 자극하거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서 "김정일 손아귀에 핵병기가 장악되면 이는 결국 아시아 지역의 위험스러운핵무기 확산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케네디 의원은 "한국과 일본은 이에 따라 자신들의 안전보장을 수호하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할 절박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설사 북한이 붕괴되더라도 북한핵무기가 잘못된 사람의 수중에 들어가면 이를 통제하기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의원은 대북현안에 대응하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내 길에 따르든지 아니면 네가 원하는 길로 가라는 식"이라면서 "대북현안을 다루기 시작한 초반부에서도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방미했을 때 그를 방기하거나 심지어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을 "민주주의 투사" "생애의 3분의 1을 감옥에서 보낸 지도자" "비범한 용기를 가진 지도자"라고 지칭, 그럼에도 김 대통령은 방미시 이 곳에서 환영받지 못한채 냉대를 받고 "모질고 퉁명스러운 메시지"를 갖고 귀국해야 했다고 말했다. 케네디 의원은 게다가 부시 행정부는 사실상 대북대화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북한 당국이 대화상대를 찾으러 뉴멕시코주 산타페까지 찾아가 유엔대사를 역임한 빌리처드슨 주지사와 만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케네디 의원은 "북한이 사찰단을 추방시키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마당에 미국은 이제 북한이 자체목적을 위해 또는 미국과 미 동맹우방에 적대적인 테러리스트를 위해 상당량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신속하게 생산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급박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북한은 리비아, 시리아,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에게 미사일과 제조기술을 수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에게 핵물질이나핵무기를 돈을 받고 제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국가라고 경고했다. 또 케네디 의원은 "미 외교정책의 제일 우선순위는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며 동시에 한반도 지역 우리의 동맹국인 일본및 다른 나라들과 공조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 북한의 핵정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두번째 원칙으로 이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네디 의원은 이들 두가지 원칙을 제외하고 미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협상과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같은 외교노력에는 제한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케네디 의원은 "전임 행정부가 대외정책에 있어 일관되게 평화를 최우선정책목표로 삼은 것과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크게 대비된다"면서 "전임 행정부시절 대외정책은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복잡다기한 도전들에 대한 분명한 통찰력을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