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한복판에서 남산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7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농산물 할인점인 농협하나로클럽 용산점이 들어있는 건물이다. 이곳은 특산품 매장으로 유명하다. 곶감 버섯 꿀 한과 민속주 등 갖가지 특산품이 전시돼 있다. 지난 91년 개점한 하나로클럽 용산점은 KBS TV의 '6시 내고향'이란 프로그램에 자주 소개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명절 대목엔 특산품 선물을 사려는 고객들로 붐빈다. 김현석 용산점장은 "양재점 창동점이 생기기 전에는 명절 대목엔 대기표를 나눠주며 팔기도 했다"고 자랑한다. 일요일인 지난 19일 오후 2시. 하나로클럽 용산점은 설 선물을 고르는 손님들과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양복 차림의 '기업고객'들도 눈에 띈다. "곶감 버섯 한과가 특산품 매장의 인기품목이에요." 주부 점원의 목소리엔 신바람이 묻어 있다. 버섯과 곶감은 누구나 좋아하는 무난한 선물로 꼽힌다. 버섯의 경우 항암효과가 있다는 상황버섯이 가장 높은 가격대에 팔리고 고급 표고버섯인 백화고도 선물용으로 인기를 끈다. 다양한 버섯을 한꺼번에 담은 10만원대 상품이 주력이다. 곶감은 올해 전반적으로 물량이 적은 탓에 만만치 않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매장 점원은 "곶감 호두 잣 등을 섞은 선물세트가 보기도 좋고 가격도 적당하다"고 추천한다. 농협 매장이라 해서 포장이 투박한 것도 아니다. 백화점 못지않게 예쁘게 포장해서 판매한다. 김 점장은 "한과는 울긋불긋한 한지 상자에,꿀은 도자기 그릇에 담아서 판다"며 "예전과 달리 포장을 문제삼는 고객은 없다"고 말한다. 제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5만원대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갖추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로 중저가 세트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통주도 다양하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독주보다는 복분자주 소곡주 등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 많이 나간다. 주류코너 점원은 "소곡주는 한 번 자리를 펴고 앉으면 병을 비우기 전에는 일어나지 못한다고 의미로 '앉은뱅이 술'이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또 복분자주에 대해 "전통주로는 가장 많이 나간다"면서 "선운사에서 만든 고급품은 선물용으로 최고다"고 덧붙였다. 인삼 십전대보탕 등 건강식품도 설 대목 인기품목이다. 특히 인삼제품은 먹기도 편해졌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나로클럽 용산점에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제품과 농협에서 개발한 제품이 절반씩 전시돼 있다. 인삼코너 점원은 "요즘은 홍삼을 꿀에 재운 인삼진과를 찾는 고객이 많다"며 "홍삼도 선물용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