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일본 사들이기'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16일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2위 은행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에 12억7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로 골드만삭스는 미쓰이스미토모의 최대 주주가 된다. 골드만삭스는 또 일본 유통업체인 다이에이로부터 호텔 4개를 3억1천8백5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투자는 일본경제가 회복될 것임을 예고하는 메시지"라며 앞으로 미 금융회사들의 일본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금은 전액 미쓰이스미토모의 우선주 매입에 사용되며,이 우선주는 2년안에 보통주로 전환된다. 골드만삭스는 우선주를 의결권 있는 보통주로 모두 전환할 경우 미쓰이스미토모의 지분 7%를 소유,최대 주주가 된다. 골드만삭스의 투자로 미쓰이스미토모의 자기자본비율은 10.37%로 0.48% 포인트 높아진다. 이에 따라 미쓰이스미토모는 일본정부의 은행개혁안에 따른 국유화대상에서 멀어지면서 독자생존의 여지가 커졌다. 골드만삭스의 투자는 보은의 성격도 띠고 있다. 1986년 소형 투자은행이었던 골드만삭스는 당시 일본에서 순익을 가장 많이 내는 스미토모은행(미쓰이스미토모 전신)으로부터 5억달러를 유치,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골드만삭스가 매입키로 한 4개 호텔은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에 있는 일급 호텔들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호텔들을 구조조정해 경영실적을 개선한 후 일본경제가 회복되면 되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