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0:02
수정2006.04.03 10:03
최근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금리 하락이 겹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중 단기 부동자금은 3백70조원을 넘어서 금융시장 불안의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2조원어치의 통안증권 2년물 입찰엔 5조9백억원의 돈이 몰렸다.
예상보다 많은 돈이 입찰에 참가하면서 이날 통안증권은 유통수익률보다 0.02%포인트 낮은 연 4.93%에 낙찰됐다.
한은 관계자는 "통안증권 입찰에 예정액의 2.5배가 넘는 돈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시중에 부동자금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만기 6개월 미만 금융상품에 머물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이 작년 말 현재 3백7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안증권 입찰의 과열경쟁 여파로 이날 채권금리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여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5.0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 연 5.09%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지난 2001년 11월13일(연 4.95%) 이후 최저치다.
또 투신사들의 초단기 수신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로의 자금 집중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MMF 상품에만 8조2백억원의 돈이 몰렸다.
때문에 일부 투신사들은 앞으로 금리상승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것 등을 우려해 뭉칫돈의 MMF 수신을 거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부동자금이 지나치게 커지면 실물시장과 금융시장 양쪽에 모두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형규.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