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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화장품산업 일으킨 '松商' .. 故 서성환 회장이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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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은 '개성상인'으로 통했다. 개성 출신으로 근면과 신의의 상징이었던 '송상(松商)'의 정신을 이어받은 기업인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소학교 1학년 때 인근 개성으로 이사했다. 잡화 도매상을 운영하던 선친 밑에서 어깨너머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가내수공업 형태로 '구리무'라 불리던 재래식 화장품을 만들어 팔던 집안일이 화장품과 연을 맺게 했다. 그는 광복 직후인 지난 45년 9월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세우며 가업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태평양의 본격 출범은 48년 서울로 올라와 그룹 모체가 된 태평양화학을 설립하면서부터다. 화장품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화장품산업을 태동시킨 순간이었다. 그는 평소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 사업을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다. 지론은 "화장품이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아름다움을 준다"는 것이었다. 호(號)를 '장원(粧源)'이라 지은 것도 첫 사업이자 주력사업인 화장품에 대한 강한 애착을 읽을 수 있는 면이다. '소비자를 속이지 말라'는 경영신조를 가졌던 그는 한번 잡은 거래처는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6·25 피난시절 하루가 다르게 화장품 값이 치솟는 와중에도 거래처 도매상들과의 신용을 이유로 가격을 단 한 푼도 올리지 않았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경영도 주목받았다. 미용강좌와 마사지 서비스 도입,소비자 전담부서인 소비자과 신설 등 획기적인 고객 서비스 제도를 도입했다. 이같은 소비자 위주의 경영이념은 93년 기업이념으로 선포한 '무한책임주의'로 이어진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획기적인 시도들은 태평양을 국내 부동의 1위 화장품 회사이자 세계 20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 전통 차(茶)문화를 되살려낸 공도 크다. 전통차문화에 남다른 애정을 기울였던 그는 70년대 중반 녹차를 마시는 사람이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차사업을 시작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전통차문화를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일념이었다. 20년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전통차문화를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차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화장문화와 차문화에 대한 열정은 최초의 기업박물관인 태평양박물관 개관으로 이어졌다. 대외활동도 활발해 70∼80년대에 걸쳐 상장사협의회장,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83년부터 85년까지 대한농구협회장을 맡았다.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철탑산업훈장(71년),은탑산업훈장(74년),새마을훈장 노력장(78년),국민훈장 동백장(84년),국민훈장 모란장(90년) 등을 받았다. 한국능률협회 한국의 경영자상(84년),덴마크기업인협회 덴마크교역유공훈장(84년),참경영인상(중앙대 경영대학)도 받았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한길을 걸어온 고인은 국가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기업가이자 전통문화의 복원과 계승에 앞장선 문화인이었던 셈이다. 유족은 부인 변금주(邊金周·75)씨와 영배(태평양개발 회장) 경배(태평양 사장) 송숙 혜숙 은숙 미숙씨 등 2남4녀.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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