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2003 북미 국제 모터쇼'에는 역대 최대규모의 신차와 컨셉트카가 쏟아져 나와 올해는 세계자동차업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시장에서 더 이상 `영토'를 내주지 않으려는 미국 `빅3'와 이를 더 잠식하려는 일본업체간 경쟁이 한층 더 팽팽해질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벤츠와 BMW 등 유럽차들도 럭셔리 차량을 중심으로 공략을 강화하려는 태세다. ◆미-일 기선잡기 `후끈' = 올해 100주년을 맞는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업체와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은 최근 미국시장을 주도하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등 신차와 컨셉트카를 대거 쏟아내며 기선잡기에 나섰다. 미국 시장내에서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판매 점유율은 지난해 61.7%로 전년도(63.3%)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72.9%를 차지했던 지난 96년에 비해서는 10% 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시장 점유율을 2001년 26.7%에서 지난해 27.5%로 높이며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00주년을 맞는 포드가 FX, 모델 U, 머스탱 GT 컨셉트카 등 신차 15대를 비롯, 총 94대를 전시하며 대대적 물량공세에 나섰고 GM도 SUV와 크로스오버차량, 최고급 럭셔리 세단 V16 등 신차 4종과 컨셉트카 5종을 선보이며 미국 시장 `수성'에 나섰다. 크라이슬러는 대형 SUV 컨셉트카인 드랭거 헤미 RT를 내놨다. 이에 맞서 일본의 도요타는 2004년형 제2세대 올 뉴 시에나 미니밴을, 미쓰비시는 중형 SUV인 2004년형 인데버 모델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닛산과 닛산의 럭셔리 디비전인 인피니티는 포드의 신모델 F-150과 경쟁할 픽업트럭과 스포츠세단 2004년형 닛산 맥시마, 미니밴인 2004년형 퀘스트, 크로스오버 SUV 차량인 FX45, 컨셉트카인 트라이언트 등 아시아에서는 최대규모인 5종의 신차와 컨셉트카를 쏟아냈다. 더욱이 이번 모터쇼에서 GM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양산 모델을 공개하며 하이브리드 차 시장에 대한 본격 진출을 선언한데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양산을 준비하고 있어 그동안 일본차 브랜드의 소형차 부문에 국한됐던 하이브리드 차 시장에서도 미.일간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유럽차도 공략 강화 = 지난해 신차 등을 별로 선보이지 않았던 유럽차들도 상당수의 신차와 컨셉트카를 미국시장에 등장시키며 공략 강화에 나섰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SUV를 새롭게 선보이며 미국시장 등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SUV 열풍에 가세했고 초호화 명품차군(郡)을 전면에 내세워 럭셔리 부문을 한층 더 파고드는 모습이었다. BMW는 새로운 모습의 3시리즈 쿠페 및 컨버터블을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소형 SUV 컨셉트카인 X-액티비티를 내놓았으며 메르세데스-벤츠도 A클래스의 연료전지(Fuel Cell)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폴크스 바겐은 첫 럭셔리 SUV 모델인 투아렉을 북미 시장에 처음 내놨고 아우디와 볼보도 스포츠 왜건 컨셉트카와 SUV XC 92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특히 뒷좌석 앞에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장치까지 돼 있는 마흐바흐의 마흐바흐62와 벤틀리의 GT 쿠페, 페라리의 엔조 등을 비롯,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램보기니등 유럽산 초호화 명품차들도 신차들을 내보이며 올해 미국내 VIP층 고객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디트로이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