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적인 선물거래가 늘어나면서 선물·옵션계좌의 미수금이 현물주식 관련 미수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은 작년 11월말 기준 국내 43개 증권사의 무담보미수채권(미수금)은 5백62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선물·옵션 관련 미수금이 2백90억원으로 현물의 2백72억원을 웃돌았다. 무담보미수채권이란 대용증권이나 보유포지션을 반대매매한 뒤에도 잔고가 마이너스인 계좌의 잔여미수금으로 속칭 '깡통계좌'를 말한다. 증권사의 무담보미수채권은 작년 3월 4백13억원에서 11월말에는 5백62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현물관련 미수금은 2백64억원에서 2백7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선물·옵션은 1백50억원에서 2백9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10억원 이상의 무담보미수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는 모두 15개사로 대부분이 선물·옵션계좌의 미수사고로 발생했다. 증권사별 무담보미수채권은 동원이 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59억원) 미래에셋(56억원) 브릿지(46억원) 세종(42억원) 굿모닝신한(34억원) 동양종금(31억원) 순이다. 이중 선물·옵션계좌의 무담보미수채권은 동원이 5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52억원) 대신(27억원) 키움닷컴(24억원) 세종(2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선물·옵션 증거금제도의 악용이나 과도한 투기거래에 따른 미수채권 발생을 막기 위해 최소증거금 인상 등의 제도보완을 추진키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